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 9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을 전격 방문했다. 대통령의 이례적 발걸음이 향한 곳은 인천 부평의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국제기능올림픽에 대비해 명절도 잊은 채 국가대표 선수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곳이다.

지난 1967년 대회 때부터 모두 30차례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한 우리나라는 절반이 넘는 19번의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국민은 카퍼레이드를 펼치는 선수들을 열렬히 환영했고, 대한민국은 기능 최강국으로 우뚝 올라섰다.

음지에서 일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양지로 이끈 기능 선봉장들. 언제부터인가, 기능올림픽 우승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고 이들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다.

대통령이 선수들의 훈련 현장을 찾은 것이 무려 30여년 만이라는 사실은 이런 분위기를 입증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선수들과의 간담회에서 “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설비도 숙련 인력 없이는 가치 창출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IT기술사회에서 숙련기능인들의 역할을 정확하게 포착한 대통령의 발언에 발맞춰 정부도 ‘숙련기술인의 날’ 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숙련기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는 곳이 있다. 한국잡월드의 숙련기술체험관이다. 어린이·청소년 직업체험관이 들어선 본 건물 뒤편에 별도로 세워져 지난 2020년 9월 문을 열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상황 탓에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다. 그러다 숙련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숙련기술 분야의 잡월드’라고 할 이곳은 우리 고유의 전통 기술과 디지털 첨단기술, 제조업의 뿌리가 되는 기초 기술 등 3개 분야의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숙련기술체험관이다. 전통 기술은 목공·금속공예·전통발효장이, 첨단 기술은 자동 제어 분야인 메카트로닉스·로봇 등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기초 기술은 냉동공조·항공정비·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K-스킬(K-skill)’이 고객을 맞는다.

고도로 정밀화된 난이도 높은 숙련기술일 터인데 그만큼 체험이 어렵고 과정이 복잡하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모든 체험 과정은 게임을 통한 미션 수행 방식으로 체험자들이 흥미진진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전기자동차 제조 기술을 익히는 ‘멀티플레이어실’에서 체험자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Escape from city! ‘도시를 탈출하라!’는 미션을 받는다. 90분 동안 자동차 설계도를 확인하고 다양한 기술로 모터와 보디, 배터리를 제조해 전기자동차를 완성한 뒤 위험한 도시를 탈출한다. 누가 먼저 탈출하는가? 흥미진진 그 자체다.

생소하기 짝이 없는 냉동공조기술 체험실의 이름은 ‘시크릿 퍼즐’. ‘Office Run!(방을 탈출하라!)’는 미션을 받은 체험자들은 퍼즐을 맞춰 열쇠를 찾는다. 그런 뒤 압축기, 응축기, 동관 교체 등으로 잡월드의 망가진 냉방시설을 고치고 방을 탈출한다. 누가 먼저 방에서 나오느냐는 게임에 몰입하는 사이, 냉동공조라는 어려운 기술이 자연스럽게 습득된다.

‘로봇플레이’ ‘환상의 섬’ ‘연금술학교’ 등 10개로 나뉜 체험실 모두 이런 식이다. 게임을 하고 퀴즈를 풀며 흥미로운 얘기를 추적하는 가운데 어렵고 복잡한 기술을 익혀간다.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숙련기술 체험관의 이런 배려는 전문가들이 놀랄 만큼 철저하고 세심하다.

윤 대통령은 기능올림픽 선수들에게 “기술 인재가 넘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 일을, 한국잡월드 숙련기술체험관이 맨 앞에서 해내고 싶다.

김영철 한국잡월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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