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10월 26일 수요일 맑은 가을날 한낮, 서울특별시 도심에 점심시간이 되자 엄청난 샐러리맨 식객들이 골목골목에서 쏟아져 나온다. 배가 차지 않아도, 배가 차도, 날이 적당해서, 이들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메트로폴리탄 한복판 거대 꽃밭으로 향한다.
바로 서울광장의 3배 면적인 경복궁 동편 송현동 꽃밭이다. 늘 우리는 종로경찰서, 조계사를 지나면 삼청동, 경복궁 입구에 이를 때까지 북쪽으로 답답한 담장을 마주해야 했다.
바로 송현동 부지다. 베일에 가려졌던 송현동 부지가 110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오자 남녀노소 누구나 이곳을 찾는다. 서울 사람이라도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드넓은 부지에는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수십종의 수백만송이 꽃이 가득하다. 이곳은 경복궁을 동쪽에서 보호하던 숲이었다. 1398년 태조실록에 ‘경복궁 왼쪽 언덕의 소나무가 말라 언덕 인근의 집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는 기록에 나온다. 솔숲 보호를 위해 민가를 철거하라 했으니 얼마나 중요한 숲인 줄 알 수 있을 것 같다.
‘열린송현’ 표지판을 지나 들어가니 꽃밭이 넓게 펼쳐지고 잠시 후 잔디광장이 나온다. 머지않아 이곳에 이건희미술관도 들어선다.
저녁이 되면 은은한 조명이 밝혀져 낭만적 분위기의 가을 정취를 더해준다. 서울 도심의 거대한 꽃밭이라니, 우리가 언제 이런 시절을 맞았던가. 인사동이 코앞이고, 사방으로 문화의 골목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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