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회 온 날…여야 보이콧 공방

민주 “시정연설 전날 압수수색은 선전포고”

국민의힘 “법상 책무마저도 저버리는 행태”

한국정치 부끄러운 민낯 그대로...정국급랭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국민과 국회에 보고하는 시정연설을 한 25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장 입장을 거부하고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날 오전 시정연설에 앞서 이재명 당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은 그 앞을 지나쳐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국민과 국회에 보고하는 시정연설을 한 25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장 입장을 거부하고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날 오전 시정연설에 앞서 이재명 당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은 그 앞을 지나쳐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

거대 야당은 대통령에 “사과하라”며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도 않고 시위를 했다. 여당은 절반 이상이 텅텅 빈 본회의장을 보고서도 대통령에 마냥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야 극한대치의 정치 상황에 대한 평가나 협치 해법 제시 없이 정부 예산안을 요약하는 ‘브리핑’ 정도로 시정연설을 대신했다. 25일 오전 시끌벅적했던 국회는 한국정치의 수준과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놓고 여야가 또다시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시정연설을 보이콧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항의하는 시위로 윤 대통령을 맞았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시정연설에 불참한 민주당을 향해 “헌정질서에 대한 안하무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이콧 시위, 李 “ 맞서 싸울 수밖에”=민주당은 25일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전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시정연설 보이콧 방침을 결의했다. 의총을 마친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 모여 피켓 시위를 준비했다. 의원들은 ‘국회무시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이xx” 사과하라!’ 등의 손팻말을 손에 들고 “민생탄압 야당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국회 모욕 막말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해 본관 정문을 통과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하세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기점으로 ‘대여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일 것을 예고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정부와 여당이 야당을 말살하고, 폭력적 지배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면 이제 우리는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며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중앙당사에 있는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론하면서 “어제 국정감사 마지막 날에 제1야당의 중앙당사가 침탈당한 폭거가 발생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다신 반복돼선 안 될 참혹한 현장을 국민과 당원, 언론도 똑똑히 지켜봤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대통령) 시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는 정상적인 정치를 거부하고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정치 도의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에 대해서 엄중한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이제 정치는 사라지고 폭력적 지배만 남았다”며 “일부 정치 검찰들의 검찰 독재, 공안 통치가 판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뒤로는 막말 정쟁을 하며 민생을 외면하고 야당 탄압과 협치 파괴로 입법부를 부정하는데 또다시 시정연설로 국회를 기만하려는 것이냐”며 “윤석열 정권의 반 협치 폭주 앞에 오늘 대통령 시정연설을 거부하나 국민 혈세를 허투루 쓰이지 않게 예산심사는 그 어느 해보다 철저히 그리고 더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산은 민생문제, 보이콧 부적절=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시정연설에 참여하지 않은 민주당을 향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법상 책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마치 시정연설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특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치 사안과 연결 지어 보이콧을 선언하는 것은 너무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 법상 책무마저도 버리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구나 600조원이 넘는 내년도 정부 살림이 어떤 철학과 원칙에 따라 편성됐는지 야당도 들어야 충실한 심사를 할 수 있고 그것이 헌법과 국회법의 정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시정연설은 윤석열 정부가 편성한 첫 예산에 대한 설명으로, 예산과 시정연설 모두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가 예산은 가장 중요한 민생문제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대통령께서 예산안에 대해 설명을 하는 국회 시정연설을 거부하겠다고 한다. ‘이재명 지키기’를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겠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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