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문화유산-미식-스마트 여행⑤

마드리드 마요르광장은 늘 지구촌 여행객들로 붐빈다.
마드리드 마요르광장은 늘 지구촌 여행객들로 붐빈다.
남들이 아프리카 문화재를 약탈할때, 스페인은 이집트에 도움을 주고 데보드 신전하나를 선물받았다
남들이 아프리카 문화재를 약탈할때, 스페인은 이집트에 도움을 주고 데보드 신전하나를 선물받았다

[헤럴드경제, 마드리드=함영훈 기자] 마드리드 뿐 만 아니라, 이베리아반도 한복판은 솔 광장(Puerta del sol)이다. ‘태양의 문’이라는 뜻.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 곳이다.

재야 종소리가 12번 울리는데, 한번 울릴 때 마다, 행운을 기대하며 포도 한알 씩 먹는 풍습이 있다. 10개의 도로가 이곳으로 향하기에 하늘에서 보면 ‘땅 위의 태양 문양’ 같다. 스페인 전역으로 향하는 기점이라 ‘0㎞’ 표식이 있다.

나폴레옹 부대를 격퇴하기 위한 스페인 민·관·군이 결전을 벌인 장소이고, 나라를 지키는 요새로도 쓰였으며,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의 희망을 기약하는 성스러운 곳이다. 지금은 스페인 특산물 쇼핑의 메카이다.

▶재야의 종소리는 솔광장, 성탄마켓은 마요르광장= “마드리드”라는 발음을 좀 닮은 건지 알수는 없지만, ‘마들릴레호’라는 나무의 열매를 곰이 좋아했다는 뜻에서, 도시의 상징물이 된, ‘나무 타는 곰’ 동상은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인증샷을 남기는 곳이라 사람들이 늘 북적인다. 이곳 리모델링 공사는 12월 중순 이전에 어느정도 정리된다고 한다. 곰을 포위하던 중장비도 치워질 것이다.

곰 동상이 있는 마드리드 솔광장의 리모델링 공사가 한달쯤 뒤 일단락 된다고 한다.
곰 동상이 있는 마드리드 솔광장의 리모델링 공사가 한달쯤 뒤 일단락 된다고 한다.
재야의 종소리가 울리게 될 솔광장 시계탑.
재야의 종소리가 울리게 될 솔광장 시계탑.

스페인관광청에 따르면, 보신각 처럼 연말연시를 알리는 재야의 종소리는 시계탑이 있는 솔 광장 에서 울리고, 12월을 장식할 크리스마스 마켓은 마요르 광장에 펼쳐진다.

마요르광장(Plaza Mayor)은 솔광장에서 서쪽으로 5분만 걸으면 된다. 17세기의 오래된 건물들로 둘러싸인 마요르 광장은 폭 94m, 길이 122m의 직사각형으로 중앙에는 이 광장을 조성한 펠리페 3세의 동상이 서 있다. 대표적인 포토존이다. 중정 격인 광장을 둘러친 건물 벽에는 세르반테스 등 마드리드 대표적 문인들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마요르광장 서쪽, 스페인왕궁과 대성당
마요르광장 서쪽, 스페인왕궁과 대성당

마요르 광장은 중세에는 시장으로 사용되던 장소였는데, 펠리페 3세 때인 1619년 부터 주요 행사를 여는 장소로 리모델링돼, 왕의 즉위식, 종교 의식, 투우 경기, 국가 중범죄인에 대한 단두대로 활용됐다. 삼엄하고 살벌한 곳이 지금은 글로벌 여행객들이 놀고 미식을 즐기는 메카가됐다.

여행사의 스페인 8일 패키지는 마드리드에서 3곳 정도 들르는데, 마요르광장과 그 옆 산미겔시장은 필수코스이다. 그만큼 마드리드를 대표한다. 9개의 아치 문이 광장으로 통한다. 초행길이라면 동서남북 부터 확실히 파악한 뒤 아치문을 통과해야 헷갈리지 않는다.

서쪽으로 나오면 ‘꽃 보다 할배’에서 출연진들이 타파스를 먹은 ‘메손 델 챰피뇬 식당’이 있는데 요즘 이곳엔 지나갈 때면 ‘광화문 연가’ 등 한국 노래가 자주 나온다.

▶서대문 스페인광장 동대문 레트라스 거리 =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na)은 서울로 치면 서대문격이다. 마드리드를 구시가와 신시가로 나누는 경계다. 세르반테스가 사망한지 300년 되던 1916년 창조주 세르반테스와 피조물 돈키호테-로시난테가 한 곳에 동행하듯 조각상으로 구현된 모습이 흥미롭다.

지난 10월 중순, 이 광장에서는 스페인 식민지였던 아메리카 사람들 중 마드리드에 대대로 살고 있는 남미출신 시민들이 남미 문화와 음식을 나누는 대규모 바자회가 열리고 있었다.

최근 스페인광장에서 열린 남미 특산물,음식 대잔치
최근 스페인광장에서 열린 남미 특산물,음식 대잔치

스페인광장 바로 남쪽에 있는 왕궁은 원래 이슬람 지배세력들의 성채가 있던 곳으로, 1738년 펠리페 5세의 지시로 이탈리아 건축가인 사케티가 파리 루브르 궁전을 본 따 26년간 공사를 벌여 완성했다. 남향의 ‘ㄷ’자 구조로 건물 길이만 131m이고 그 안에 2800칸 방이 있다. 가이드 투어를 신청해야 내부투어를 할 수 있다. 밤이면 푸른색 불빛을 발산하는 오페라 지하철역 건너편에 있다.

솔 광장과 왕궁 사이에 ‘오스트리아의 마드리드’라 불리는 지역이 있다. 이곳에는 데 스칼사스 레알레스 왕립 수도원이나 엔카르나시온 수도원 등 비엔나 풍 건물들이 잘 보존된 상태로 밀집돼 있다.

산 미겔 시장
산 미겔 시장

지난해 7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빛의 풍경-레티로공원 가까운 지점, 시벨리스광장과 레이나소피아 미술관 사이에 있는 레트라스 거리(Las Letras Street)는 세르반테스, 케베도, 공고라나로페 데 베가 등 스페인 황금기의 가장 뛰어난 문학가들이 살던 곳이다. 이곳에 마드리드의 첫 코메디 극장이 건설되었고, 돈키호테(1604년)의 첫 파트를 처음으로 인쇄한 후안데라쿠에스타 인쇄소가 있다. 세르반테스가 매장된 산 이델폰소 수도원이 여전히 건재하다.

▶마드리드에서 만난 이집트, 석양맛집= 왕궁옆 산 알무데나 대성당은 로마의 성베드로성당을 닮아 눈길이 간다. 16세기 주교의 예배당으로 지어졌으며, 고딕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의 혼합된 건축예술이 기품있다.

시벨레스광장에서 한블록 북쪽으로 가면 만나는 꼴론광장(Plaza de Colon)은 콜럼버스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광장이다. 꼴론이 콜럼버스이다. 콜럼버스의 석상도, 흰색 석고얼굴 조형물의 예술레스토랑도 눈길을 끈다. 다분히 유럽스러울 것 같은 스페인의 선사시대 이후 수만년 역사가 우리와 닮은 구석도 적지 않다는 인상을 준, 바로 그 고고학박물관도 이 광장 동편에 있다.

데보드 신전과 닿아있는 마드리드 프린시페 피오 언덕의 석양
데보드 신전과 닿아있는 마드리드 프린시페 피오 언덕의 석양

서쪽 신시가지 만사나레스 강변 프린시페 피오 언덕은 스페인 내전의 아픔을 간직한 곳인데, 지금은 석양맛집이다. 여기엔 특이하게도 이집트 대보드(Temple of Debod)신전이 있다. 스페인이 1970년 이집트 아스완댐 건설을 지원했더니 이집트가 선물한 것으로 그대로 분해해 옮긴뒤 재조립, 이건했다.

침략자 영국, 프랑스에 의한, 아프리카 문화유산 약탈은 워낙 많았지만, 이집트가 문화유산을 고마운 나라에게 선물했다는 소식은 새삼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때 이집트는 스페인 외에, 독일, 미국, 이탈리아에게 고대유적을 선물했다.

5대양 6대주의 사람들이 마드리드에 모여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공생한다.
5대양 6대주의 사람들이 마드리드에 모여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공생한다.

▶지배하기도, 지배당하기도 한 스페인의 포용력= 아메리카 침략의 중심지인 마드리드는 한동안 자신들의 침략은 미화하고, 자신들이 훈, 몽골, 아랍등에 침략당한 역사는 애써 지우려했다. 그런데, 로마나 프랑스의 점령과 영국의 침략은 도저히 지울 수 없었고, 세월이 지날수록 인류 화해의 가치가 숭고해지는데다, 여러 문명이 스페인땅에서 살며 다양한 족적을 남겼다는 점이 오늘날 문화적 강점으로 작용하면서, 스페인은 자기 땅에 살았던 동양, 중동, 서유럽, 로마, 아메리카(노예로 스페인 거주) 역사에 대해서도 편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곰이 좋아했다는 ‘마들릴레호’ 나무를 도시 어원으로 굳이 강조하고, 가는 곳 마다 곰을 내세우는 것은 거대 제국 스페인의 중심지 마드리드의 위상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다. 도시명 기원의 정설은 만사나레스 강이 휘돌아 나가는, ‘물이 고이는 곳’이라는 뜻의 아랍어 ‘마헤리드’이다. 스페인은 유럽 주요국 중에서 편견이 없고, 동방의 한류에 열광해주며, 외부 손님들을 유럽에서 가장 친절하게 맞아준다. 이런 점에서 스페인의 포용력이 커진 느낌이다.

구시가지 인싸이드 호텔 발코니에서 본 신시가지 유럽의 관문
구시가지 인싸이드 호텔 발코니에서 본 신시가지 유럽의 관문
한국인들을 향해 손짓하는 타텔식당 찬조출연 가수
한국인들을 향해 손짓하는 타텔식당 찬조출연 가수

그란비아 거리 뒷편, 젊은이들의 밤 문화를 화려하게 수놓는 도스데마이요(Plaza del Dos de Mayo) 거리와 꼴론광장을 지나, 도심 북쪽 신시가지 카스테야나 대로에 이르면, 초고층 4개 빌딩과 조형물이 예술작품처럼 우뚝 서있다. ‘유럽의 관문(Puerta de Europa)’이다. 서로를 향해 15도 기울어진 쌍둥이빌딩 토레 인글라나는 이 4형제 조형물의 대표이고 황금색 타워, 오벨리스크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스페인의 현대화, 미래지향적 가치를 표현한 것이다.

빼앗아보기도 하고, 빼앗기기도 했던 스페인은 조금만 더 객관적 사고를 몸에 익히고 과거 역사에 대해 진솔한 태도를 갖는다면, 지구촌에서 가장 균형감각 뛰어난 세계 경영의 자질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페인 마드리드 문화유산 미식 스마트 여행, 현장 탐방기 싣는 순서 = ▷11월2일 ①아란후에스 짙은 선율 타고 스페인 세계유산 속으로 ②스페인 미식 한국인 입맛과 찰떡 궁합...타파스가 삼합? ③옛성·수도원서 하룻밤, 스페인관광청 파라도르 적극 붐업 ▷11월8일 ④마드리드 도심 여행, 그란비아 가도, 시벨레스 광장 ⑤스페인 왕궁 무려 2800칸, 선물 받은 이집트신전 눈길 ▷11월11일 ⑥마드리드 맨날 장날? 시끌벅적 서서먹는 시장 음식 발달 ⑦마드리드 소피아 ‘게르니카’ 뭉클, 고고학博 한국 닮은꼴도 ⑧“미술혁명 인상주의, 마드리드에선 17세기부터 했다” ▷11월13일 ⑨스페인 한류 열풍, K팝-車-스마트 정책..전방위 확장 ▷11월15일 ⑩어리고 귀여운 아내 위한 ‘빛의 풍경’ 마드리드를 비추다 ⑪마드리드 하면 축구지..레알, AT, 바르사의 전쟁 ▷11월23일 ⑫플라멩코는 블루스를 낳고..유라시아 민중예술의 총아 ⑬친근한 촌마을 ‘친촌’과 예술 깃든 스페인 소도시들 ▷11월25일 ⑭친환경·스마트·영 마드리드..어학·마이스·나이트 생태계 ⑮스페인 전국 가볼만한 곳, 마드리드로 상경한 맛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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