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지난해 7월3일 북한에서 온 풍산개 '곰이'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 사이에서 새끼 7마리를 낳았다고 SNS에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지난해 7월3일 북한에서 온 풍산개 '곰이'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 사이에서 새끼 7마리를 낳았다고 SNS에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행정안전부 차관은 사실상 '파양'이 맞다고 했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 측이 풍산개 3마리를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사실상 파양이 아닌가"라고 물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예, 그렇게 보여진다"고 답변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에게 곰이와 송강을 선물 받았다. 퇴임 후에는 곰이가 낳은 새끼 '다운이'도 경남 양산 사저로 데려가 키웠다.

조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특수활동비를 줄인다고 하며 구체적 방안으로 개와 고양이 사료값을 사비로 쓴다고 발표해 굉장히 화제가 됐었다"며 "그런데 퇴임 후에는 월 250만원씩 국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파양하겠다고 하는데,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 차관은 이에 "풍산개 사육 관련해 아마 대통령기록관실에서 전직 대통령 비서관실과 계속 소통했다"며 "대통령기록관실 내 구체적으로 필요한 예산을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월 250만원의 세부 내역에 대해 한 차관은 "인건비와 사료비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이 "사료를 먹이는 비용, (털을)다듬는 역할 등에 월 2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한 차관은 "같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국회TV를 통해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행안부 차관의 정확하지 않은 발언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며 "월 250만원에 무슨 인건비가 포함돼 있느냐"고 반박했다.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법상 국가 원수 자격으로 받은 풍산개도 대통령기록물이다. 대통령이 퇴임하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기록관은 동식물을 관리·사육할 시설을 갖추지 않았고, 동물복지를 고려해 지난 5월9일 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를 맡기느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는 '사육 및 관리에 필요한 물품 및 비용을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행안부는 6월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 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행안부는 일부 자구를 수정해 다시 입법예고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껏 진척이 없다. 역시 대통령실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며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다. 대통령기록물의 관리 위탁은 쌍방 선의에 기초하므로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방안을 마련하면 언제든 위탁을 그만두면 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칭해지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어떤 이유인지 현 정부 출범 후 6개월이 다 되도록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들리는 말에 따르면 용산 대통령실이 시행령 개정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이 풍산개를 맡아 키우기 위한 근거 규정을 두려고 했으나 대통령실 반대로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일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건 아니다"며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 일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 대통령실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