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한 온라인 매체가 유족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한 데 대해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진 교수는 1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해를 못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추모를 하기 위해 그분들 이름을 불러야 하는가, 얼굴을 알아야 하는가 모르겠다"며 "주체를 보면 '더탐사', '민들레', '김어준 방송' 등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도 극성스러운 사람들이 주장하고 있다. 추모 의지가 순수하다고 볼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죽은 분들을 무슨 공유물처럼 생각한다"며 "폭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이들이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배경을 놓고 "바탕에 깔려있는 건 음모론"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사건 여파를 축소하기 위해 희생자 명단 발표를 가로막고 있다는 사고를 하고,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전술로 '과감하게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렇게 해 '윤석열 퇴진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윤석열 퇴진 투쟁이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인가"라고 따졌다.
진 교수는 "'이게 다 윤석열 정권 때문이고 국민의힘,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음 선거를 잘해 민주당을 찍자'는 게 그들이 낼 수 있는 실천적 결론"이라며 "과연 이게 이 사건에서 내려야 할 사회적 결론인가"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이런 프레임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이 정권이 사진하고 영정을 못 모시게 탄압하고 있다'는 언급이며, 그래서 명단 공개까지 갔다"며 "명단 공개 후 반응이 안 좋고 비판적이다보니 민주당은 쑥 들어갔다. 공당이면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온라인 매체 '민들레'와 '시민언론 더탐사'는 지난 13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실명이 적힌 포스터를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이들은 유족 동의 없는 실명 공개로 논란이 일자 이튿날 "신원이 특정되지 않지만 그래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한 유족 측 의사에 따라 희생자 10여명 이름은 삭제했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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