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문건’ 제왕적 대통령제 대안 개헌론 불씨 野·與 친이계 중심 권력구조 개편 제기 개헌추진연대 출범 등 시민단체도 가세
與 지도부·친박 “추진 순수성 의심” 곤혹
‘청와대 문건 유출’의 불씨가 ‘개헌론’이라는 큰 불로 여의도에서 확산될 조짐이다.
문고리 권력 3인방과 십상시로 대변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정치가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으로 지적되면서 그 대안으로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개헌 주장이 새정치민주연합 뿐 아니라 새누리당 일부, 특히 친이계를 중심으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당 지도부는 물론 여당 주류인 친박계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당이 사자방 국정조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공세를 펴고 있는 마당에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이 지속되면서 여당은 전력을 어느 한 곳에 집중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당 지도부로선 당내에서조차 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 개헌 목소리를 내는 것이 곱게 보일리는 없다.
친박계의 한 중진의원은 “야당이건 여당 일부건 (개헌)논의 시기나 방법론에 있어 일치된 목소리가 없어 추동력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논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친이계 일부의 개헌 주장에 대해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 만, 개헌론을 꺼내는 동기의 순수성을 의심할 여지는 충분하다”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반면 개헌 필요성을 제기한 측에서는 현재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 마치 정략적인 목적을 둔 ‘개헌론’ 제기로 곡해받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사자방 국정조사’를 희석시키기 위한 친이계의 노림수 일 수도 있다는 해석에는 “지나치다”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은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 터진 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헌 필요성을 주장했다가 오해를 산 것과 관련해, 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개헌에 찬성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면서 개헌론이 당내 계파갈등 양상으로 비춰지는 것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 의원은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는 당의 방향에 100% 동의한다. 현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말한 본래 의도와 상관없이 진영논리로 확대 해석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친이계 좌장이면서 ‘개헌 전도사’로 일컬어지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애국민본연대 창립식 및 개헌추진세미나’에 참석해 “우리 헌법도 시대에 맞게, 선진국에 맞게 손을 좀 대야 한다”며 한동안 잠잠했던 개헌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 의원은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과반이 원내에 있고, 찬성의원이 200명을 넘는다”며 개헌안 처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기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시민단체와 야당도 개헌 논의에 기름을 붓고 있는 양상이다. 9일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인 개헌추진국민연대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출범식을 갖는다. 또 11일에는 새정치연합 이해찬 의원 주최로 ‘개헌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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