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차전지는 이제 흔히 찾을 수 있지만, 1970년대만 해도 리튬이나 나트륨을 전지 재료로 사용하는 건 실현 불가능 수준이었다. 리튬 금속의 높은 부식성 문제와 안정한 전해질 구성의 어려움을 해결한 것은 고유전율 유기 전해질이었다. 유기 전해질의 적용으로 고전압 전지의 新 시대가 열렸고 관련한 기술과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고에너지 축적의 리튬이차전지는 비정상 사용 조건에서 열이 급속히 발생하여 발화나 폭발에 이를 수 있다. 전자회로적 제어로 내재 에너지의 불안정성을 억지로 완화하고 있지만, 전지 내부나 제어장치의 결함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또한 단위전지를 다중으로 사용하는 집합전지에서 열폭주는 보다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소형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은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응용분야의 다각화로 전지의 대형화, 직·병렬화가 요구됨에 따라 전지의 수명과 안정성에 대한 이슈는 증가하고 있다.

전지의 열안정성은 온도 변화로 나타낼 수 있고, 전류-저항 가열과 내부 에너지의 변화가 온도 변화의 원인이다. 최근 전지 특성을 예견할 수 있는 다중 물리 모델링 기법들이 개발되고 있고, 점차 정교화되고 있다. 특히 전산 모델링 기법은 새로운 디자인 전지의 개발과 사용 용도에 맞춘 적정한 충전 및 사용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0년 기준으로 평균 83.5세(남자 80.5세, 여자 86.5세, 통계청 2021년)인데, 1970년 62.3세에 비교하여 50년 동안에 20.2년이나 증가했다. 사람의 수명은 타고난 체질과 함께 식사 습관, 수면, 음주, 흡연, 노동 등 다양한 생활 환경과 습관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정성적인 생각에도 불구하고 정량적인 관계로 나타내서 “특정한 생활 조건이면 몇 년을 살 수 있다”라고 정하기는 쉽지 않다.

전지의 수명도 사람의 수명과 같이 특정하기는 어려운 부분이지만,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고, 또한 과학·기술·산업적으로 예견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많은 연구자들이 예측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전지 수명 연구는 충방전 가능 횟수를 의미하는 싸이클 수명으로 이어졌다. 이후 리튬이차전지가 상용화 단계를 지나 다양한 응용 단계로 접어들면서 충방전 속도와 범위가 다양해졌고, 이에 따라서 싸이클 수명도 상당히 복잡해졌다. 물론 일반인이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모두 특정하면서 전지의 수명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뿐더러 불필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효과적인 전지 관리를 위해 모든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지 수명의 개념이 필요하다. 즉 전지의 수명을 시간으로 표현하는 ‘캘린더 수명’이다.

전지 싸이클 수명을 측정하는 동안에 시간 경과도 함께 측정하기 때문에 캘린더 수명도 함께 구할 수 있다. 캘린더 수명은 연구자보다 사용자에게 중요하다. 고가 대용량 집합전지의 사용자가 보다 용이하게 전지를 이해하고 수명연한을 정하며 교체할 수 있도록 이제는 캘린더 수명을 싸이클 수명과 함께 제공해야 한다. 주어진 조건에서 싸이클 수명과 캘린더 수명은 상호 변환이 가능한 특성이다.

리튬이차전지의 열안전성과 수명 연구는 최첨단 에너지 저장 전지 산업의 밑거름 기술이다. 또한, 전지의 대형화 및 집합화의 근간 기술을 제공하는 분야이며 실험과 물리/화학 기반의 모델링을 연계하는 연구 분야다.

도칠훈 한국전기연구원 박사·한국과기연합대학원대(U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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