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이 무기 -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로 놀라운 매출 달성
하루 매출 30억원의 위용을 자랑하는 중국 흥행 게임 '도탑전기'가 지난 11월 28일 한국에 정식 출시됐다. 사전등록에만 17만명, 실 다운로드 인원이 12만명이 넘어가면서 업계를 긴장케 한 타이틀은 3일만에 매출 순위 60위권에 오르면서 안정적인 스타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에 '영웅 for Kakao'나 '살아남아라 개복치'와 같은 타이틀이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한편으로는 중국 최고의 타이틀이 국내에서 무난한 스타트를 했다는 점에서 크게 좋은 성적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사실 중국산 게임이 국내에서 '화제'가 된 적은 여러번 있었지만 장기간 생존하는 게임은 그다지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도탑전기'도 '원 오브 뎀'이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출시 5일만에 신규 무료 게임 7위까지 올라서더니 1주일차에는 매출 순위 44위, 신규 무료 게임 인기 순위 4위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다분히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반적으로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첫 론칭 때 최고점을 그린 후 성적이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도탑전기'는 전혀 다른 구도로 성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떤 노림수를 갖고 있는 것일까.
가볍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 도탑전기를 개발한 왕씬원 대표는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텐센트를 나와 리리스게임즈를 창립했다"며 "오토게임이 판치는 최근 게임 마켓에 고퀄리티를 가지면서도 조작감이 뛰어난 게임을 내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개발했다"고 '도탑전기'를 개발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게임은 그렇게 복잡한 조작을 요하지는 않는다. 전투 시스템 상에서 유저들은 '마나'가 차면 캐릭터를 탭 해 기술을 쓰는 것이 유일한 조작이다. 그 외에 캐릭터 육성과 관련된 시스템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게임상에서 변화하는 장면이 포착되면 빨간색 점으로 해당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등 누구나 쉽고 빠르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냈다. 마치 과거 '페이스북'에서 유행했던 징가의 SNG들을 보는 듯 간단 명료하면서도 시간을 투자하도록 만드는 게임성이 근간이 됐다.
입소문의 위력반면 국내 유저들은 이 같은 게임에 대부분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신선하다는 느낌보다는 익숙함과 호기심이 좀 더 큰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중국산 타이틀의 과금이 부담스럽다는 평가도 공존하하면서 극초반 실적은 중국에 비견할 수준까지는 올라서지 못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다. 유저들 사이에서 조금씩 입소문이 돌기 시작한 게 근본 원인이다. 사람이 사람을 초대하고, 이들이 함께 길드에 가입하면서 함께 게임을 플레이 해 나가면서 게임은 조금씩 성장세에 돌입한다. 낮은 레벨 유저는 고레벨 유저들의 도움을 받고, 다시 도움을 받아 성장한 유저들이 저레벨 유저들을 모집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는 상황이다.
강력한 동기부여의 매력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강력한 동기 부여 때문이다. '도탑전기'는 게임 상에서 영웅을 단독으로 팔지는 않는다. 대신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 마다 영웅을 획득할 수 있는 조건을 주는데, 예를들어 스테이지 1을 클리어 하면 중상급 캐릭터를 받기 위한 카드를 5장 모으게 되는데 이 캐릭터는 14스테이지에서 봉인이 풀린다. 2스테이지에서는 초급자용 캐릭터를 받는데 4스테이지에서 봉인이 풀린다. 이런식으로 각 스테이지마다 신규 캐릭터가 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유저는 신규 캐릭터를 받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 한다. 문제는 원하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는가다.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가진 영웅들을 대폭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보물상자를 지속적으로 열어서 영웅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같은 스테이지를 계속 클리어해서 레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해결할 단 두가지 방법, 하나는 결제고 다른 하나는 친구초대다. 특히 길드 가입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유저가 길드에 가입하면 강력한 길드원들의 유닛을 빌려올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목표'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바로 캐릭터를 획득한다. 캐릭터 획득 이후 장비를 맞추기 위해 다시 플레이하며 다음 스테이지를 넘어가면 또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는 식이다. 거듭된 동기부여로 인해 순식간에 게임에 빠져들어가며 게임을 플레이 한다. 그러다가 더 이상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캐릭터가 길드에 없으면 길드를 탈퇴하거나, 그때부터 현금 결제가 시작되는 시스템이다.
탄탄한 후속 콘텐츠 기존 국내 게임들이 대부분 앞부분에 재미 포인트와 결제 포인트를 모두 두고 유저들이 더 많이 구매하도록 만드는데 주력한다면, '도탑전기'는 먼저 유저들이 캐시 아이템을 무리 없이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캐릭터가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부터 유저들이 과금을 하는 식으로 구성돼 있다. 초반보다 중반이 강하고, 중반보다 후반이 강한 식이다. 때문에 유저들의 충성도가 비교적 높은 것도 게임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소위 '악마의 과금 시스템'이라 불리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캐릭터를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캐시를 사용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1원, 2원하던 캐시가 여러번 반복해 구매할수록 100원에서 1,000원, 2,500원하는 형태로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별로 구매할 일이 없어 보이던 아이템들도 어느새 필요하게 되고, 이 때문에 결제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특히 VIP시스템의 존재는 이 위력을 뒷받침하는 가장 좋은 시스템 중 하나다. 특정 금액을 결제해서 유저가 VIP에 오르면 매일 추가 스테미너나 경기장 티켓, 정예던전 초기화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이를 위해 유저들은 보통 월 정액제라는 아이템을 구매하게 되는데, 이 아이템은 120다이아몬드를 매일 무료로 지급받는다. 별다른 구매 절차 없이 공짜로 캐시가 나온다는 점에서 일종의 투자인 셈이다. 특히 VIP 5단계에서는 스킬포인트가 20씩 오르기 때문에 상대방과 PvP를 즐기려 한다면 반드시 VIP등급 5단계를 달성해야 한다. 이런식으로 등급을 올리기 위해 결제 금액도 함께 오르고, 엄청난 캐시를 갖고 있으면 소비 감각도 둔해진다. 스테미너 구매, 보물상자 아이템 구매 등 수많은 아이템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그렇게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2~3시간만에 더 강력한 캐릭터가 손에 들어온다.
도탑전기 플레이 해 보니… 이 게임은 악마의 게임이다. 한 번 플레이하면 멈출 수 없다. 단순히 게임의 초ㆍ중반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작했을 뿐인데도 다음 캐릭터가 풀리는 순간을 기다리며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 영웅의 체력이 차면 다음 스테이지를 빠르게 클리어하기 위해 일단 하던일을 멈추고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 딱히 별다른 것 같지도 혹은 재미있는 것 같지 않았는데 계속 생각나는 게임, 마치 '확산성 밀리언 아서'를 플레이했을 때의 그 느낌을 연상케 한다.
안일범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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