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팜 ‘슈퍼리치의 생존’ 보고서 발표
부자 상위 1%가 99%보다 2배 많은 富 차지
부유세·고율소득세로 불평등 완화해야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전세계에서 새로 발생한 부(富)의 63%를 상위 1%의 슈퍼리치가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상위 1%는 나머지 99%에게 돌아간 것보다 2배 가량 많은 부를 차지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해 부유층 과세 등 각국 정부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이 발표한 ‘슈퍼리치의 생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 세계에서 창출된 부는 42조달러(약 5경1874조원)로, 이 중 63%인 26조달러(약 3경2112조원)가 세계 상위 1% 슈퍼리치에게 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99%의 몫은 16조달러(약 1경9761조원)에 불과했다.
옥스팜은 팬데믹 기간 하위 90%가 1달러를 버는 동안 상위 1% 억만장자의 재산은 약 170만달러(약 21억원)씩 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세계 억만장자의 수와 이들의 재산이 배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옥스팜은 지난해 식품·에너지 산업의 수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억만장자들의 재산도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95개 에너지·식품 회사의 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이들 기업은 3060억달러의 추가 이익 중 84%(2570억 달러)를 부자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실제 월마트의 절반을 소유한 월턴 가문은 지난해 85억달러(약 10조5500억원)를 벌었고, 인도의 에너지기업 소유주 가우탐 아다니의 재산은 작년에만 420억달러(약 52조1000억원)가 증가했다.
옥스팜은 팬데믹으로 글로벌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게 위해 각국 정부가 ▷팬데믹 위기로 얻은 막대한 이익에 대한 일회성 부유세·횡재세 도입 ▷상위 1% 부유층의 자본소득에 60% 소득세 적용 ▷상위 1% 부유세를 통한 슈퍼리치 수와 재산 축소 등을 각국 정부에 요구했다.
옥스팜은 지난 40년간 세계 각국이 부자 소득세 감세를 추진하고, 동시에 상품·서비스에 대한 세금은 인상함으로써 불평등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옥스팜은 이로 인해 많은 국가에서 억만장자보다 빈곤층의 세율이 더 높은 상황이며, 기업과 억만장자가 폭리로 얻은 이익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세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옥스팜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2014~2018년 적용된 실질 세율이 3%에 불과했던 반면, 한 달 소득이 80달러인 우간다의 한 밀가루 상인이 부담한 세율은 4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억만장자의 절반은 직계후손에 대한 상속세가 없는 나라에 살면서, 아프리카 전체 GDP보다 많은 5조달러의 재산이 세금 없이 다음 세대로 이전된다고도 강조했다.
이 밖에도 평균 18%인 자본 소득 세율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부자들의 소득 대부분이 자본소득임에도 불구하고 세율은 근로소득 세율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는 비판이다.
그러면서 옥스팜은 백만장자에게 2%, 5000만달러 이상 자산가에게 3%, 억만장자에게 5%의 부유세를 부과하면 연 1조7000억달러(약 2111조원)의 추가세수가 발생하며, 이를 통해 20억명을 빈곤에서 구할 수 있고 기아 종식을 위한 글로벌 계획 재원 조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브리엘라 부커 옥스팜 총재는 “최상위 부유층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평등을 줄이고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한 전략적 전제조건”이라며 “혁신을 위해, 더 강력한 공공서비스를 위해,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 그리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이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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