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살아 있는 경영의 신’이라도 경영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본의 3대 기업가로 꼽히는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회생 불능의 일본항공(JAL)을 지난해 1155일 만에 살려냈다. 2010년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JAL의 파산 당시 부채총액은 한화로 무려 20조5000억원에 달했다. 일반 기업으로서는 최대 규모의 파산이었다. 당시 78세였던 이나모리는 다시 살아날 확률이 7%에 불과하다는 회사를 구하러 분연히 나섰다. 그리고 13개월 후인 2011년 3월 결산 때 JAL의 영업이익은 약 1800억엔으로 갱생계획 목표액보다 약 1200억엔이나 웃돌았다. 2012년 3월 결산에선 2049억엔으로 과거 최고액을 경신했다. 2012년 9월 파산 2년8개월 만에 도쿄증권거래소에 재상장하면서 최단 기록을 세웠다. 말 그대로 ‘V자’ 회복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나모리는 2013년 3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원래 JAL은 노사관계에 어려움이 있고 국가 정치나 행정에 복잡하게 얽혀 있던 회사였다. 예전부터 몇 번이나 경영위기에 빠졌지만 그때마다 국가 지원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간부들은 진짜 관료보다 훨씬 관료적이었으며, 병든 대기업의 전형으로 평가받았다. 이런 기업이 이나모리를 만나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조종사가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자기 전용 컵을 갖고 다니고, 정비사는 지금까지 버려온 기름 때 묻은 장갑을 빨아서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경영수지 개선에 동참했다.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나모리 가즈오가 JAL을 변화시킨 과정을 기록한 최근작 ‘이나모리 가즈오 1155일간의 투쟁’이란 책을 보면 그 답을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나모리가 임직원들에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게” “거짓말을 하지 말게” “다른 사람을 속여서는 안 되네”라며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나올 만한 이야기들을 계속 강조했던 사실이다. ‘지금 이런 소리나 들을 때가 아닌데’라며 고학력에 자존심 강한 임직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나모리는 “머리로 알고 있어도 실천하는 사람은 적다”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이런 도덕성 기본 교육이 JAL의 문화를 바꾸어놓았다.

이나모리의 이야기를 길게 인용한 것은 그의 경영 철학이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회사 임직원들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로서 하모니(H.A.R.M.O.N.Y)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정직(Honesty), 겸손(Apology), 공정(Rule), 도덕(Morality), 현장(On the spot), 봉사(Noblesse Oblige), 배려(You first)의 영어 앞 글자다. 이는 정직하게 고객의 이익을 추구하고, 늘 반성하는 자세로 투자자와의 약속을 지키며, 정도 경영과 윤리 경영을 실천하고, 항상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사회공헌은 물론 상대방을 배려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핵심 가치 내용을 사무실 곳곳에 붙여놓을 뿐 아니라 행사 때마다 이를 전체 직원이 낭독한다. 또한 명함 크기로 만들어 지갑에 넣고 다니며 모든 결정의 기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이나모리의 JAL처럼 기본이 지켜질 때 어려움을 이겨나갈 지혜를 모을 수 있다.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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