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임대인 신상공개법’ 이어

감정평가법·공인중개사법 개정안 심사

24일 본회의 처리 전망

작년 못 돌려받은 전세보증금 1.7조 넘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연합]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회가 전세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부동산 계약 경험이 적은 사회초년생 등을 상대로 많게는 수 억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데 따른 것이다. 관련 법안들은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는 17일 회의를 열고 ‘감정평가법 개정안’과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각각 심사할 예정이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감정평가법은 부동산 관련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감정평가사의 자격을 취소하고 징계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신축빌라의 경우 시세를 알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일부 감정평가사들이 고의로 시세를 부풀려 비싼 가격에 전세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수법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은 임차인이 빌라 등을 계약하기에 앞서 등기부등본상 담보대출 규모와 선순위 임대차 현황, 확정일자 부여일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신설을 담고 있다. 또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공인중개사의 정보 요청을 거부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현행법은 계약을 맺기 전 해당 건물의 임대차 내역과 확정일자 현황을 알기 어려운데, 이를 확인해 고지할 의무가 있는 공인중개사도 임대인이 협조하지 않으면 정보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는 사각지대를 보완했다. 개정안은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말 대표발의했다.

전세사기 방지책에 대한 여야 이견이 적은 만큼 해당 개정안들은 소위 심사를 거쳐 전체회의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토위는 전날에도 전체회의를 열고 일명 ‘악성임대인 신상정보 공개법’으로 알려진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등을 가결했다. 이 개정안은 상습적으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의 이름과 나이, 주소 등을 국토부의 안심전세 앱에 공개하는 내용이다. 전세사기범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제한하는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안도 같은 날 회의를 통과했다.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안들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오르게 된다.

국회가 전세사기 방지 법안 처리에 나선 배경에는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는 피해 규모가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사고 규모는 1조1731억으로 2021년 대비 83% 급증했다. HUG는 이 중 9241억을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통해 임차인에게 대신 변제했다. 올해는 1월에만 1692억원을 대신 갚았는데, 이는 지난해 1월(523억원) 대비 224% 폭증한 수치다. 이대로면 연말 대위변제액이 2조에 달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HUG의 자금여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두 차례 걸쳐 전세사기 대책을 내놓은 정부는 올해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국회 질의에서 “전세사기는 2019년 급등했다. 2020년 임대차 3법, 2021년 임대차 신고제가 들어오면서 전세난이 아주 심해졌다”며 “그 때 계약된 물량들이 2년·4년 만기로 계속 돌아오는 상황으로, 만기 전에도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올해가 아마 절정을 찍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답했다.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