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정부가 요청한 2126억원의 올해 공공청사 임대형 민자사업(BTL) 한도액이 전액 삭감됐다. 현행 법적 근거가 없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의원 발의를 통해 “법적 근거가 있다”며 정부안을 통과시키려던 꼼수가 국회에 의해 무산된 셈이다.

6일 국회 ‘2014년도 BTL한도액안 심사보고서’에선 “BTL 한도액안은 BTL 대상에 공공청사를 포함하는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2125억원을 감액한 4937억원으로 수정의결했다”고 밝혔다. 즉 현행법상 공공청사 BTL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공공청사의 경우 현행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이 가능한 사회기반시설 유형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공공청사를 BTL 대상사업에 포함시키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불법 BTL 추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자 지난해 11월 기획재정부에서는 “해당 사업의 근거법이 의원 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상태”라는 점을 들어 ‘법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허위 해명이라는 논란은 계속됐다.

비공개를 요청한 국회 기재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은 “현행 법적 근거가 없고 타당성까지 부족하다고 지적된 사업인데 (정부에선) 무리하게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법적 근거가 없는 정부안을 내놓고 몇 달 뒤에 수정법안을 발의해 얄팍하게 정부안을 통과시키려는 꼼수는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서도 지난해 “정부는 법 개정 전 예산을 집행해 BTL을 추진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며, “이미 2011년 남대문세무서 등에 민간참여 개발과 유사한 위탁개발 방식이 적용된 사례가 있으므로 BTL과 비교해 정부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정부가 요청한 공공청사 BTL 총사업비 내용으로는 경찰청이 서울용산경찰서ㆍ경북의성경찰서ㆍ강원정선경찰서ㆍ제주지방경찰청사ㆍ중앙경찰학교 생활관 및 체육관 등을, 국세청이 동대문ㆍ대전ㆍ서대문세무서 건축 등이 포함된다. 경찰청은 올해도 경찰관서 직장어린이집을 짓기 위해 기본공사비 435억원 규모의 BTL을 진행 중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