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국민연금 반대표 예상
외인·소액주주 표심 향방 주목
윤 후보 “정부 정책 적극 동참”
KT 이사회가 향후 3년간 KT를 이끌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윤경림(60·사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확정했다.
앞서 차기 대표 후보군이 모두 전·현직 KT 인사로 추려지자 정치권에서 인선 중단을 주장했지만 KT는 ‘윤경림 카드’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윤 사장은 선임 소감을 통해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윤 사장은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KT 대표로 공식 취임할 수 있다. 정기 주주총회에선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가 예상되고 있다.
KT 이사회는 전날인 7일 이사진 전원 합의로 윤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윤 사장은 구현모 현 KT 대표와 함께 디지코(디지털플랫폼) KT 전략을 주도해온 주역으로 꼽힌다. 1988년 LG데이콤(현 LG유플러스) 입사를 시작으로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 등을 거쳐 2006년 KT에 합류해 신사업추진본부장, 미래융합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모빌리티 사업을 이끌었다. 2021년 7월까지 현대차 부사장으로 재직한 그는 같은 해 9월 다시 KT 사장으로 복귀해 지금까지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이끌고 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 사장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디지털 전환 전문성을 바탕으로 KT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신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그룹의 디지털 전환(DX) 사업 가속화 및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윤 사장은 후보 확정 직후 소감문을 통해 “사업과 조직을 조기에 안착시켜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T로선 우여곡절 끝에 차기 대표 후보를 확정하며 정기 주총을 앞두고 일단 한숨 돌린 모양새다. 이제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나타날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의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은 그동안 KT 차기 대표 경선 과정의 공정성을 연일 문제 삼으며 제동을 걸어 왔다. 이로 인해 KT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경선을 다시 진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구 대표는 지난 달 23일 돌연 연임 도전을 철회하고 후보에서 사퇴했다. 구 대표는 이달 30일 임기를 마치는 대로 물러나겠다는 입장이다.
윤 사장 역시 정기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의 ‘압박’을 넘어서야 한다. 부결될 경우 KT는 초유의 ‘CEO 공백’ 사태를 맞게 된다. 원점에서 대표 선임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윤 사장도 이를 의식한 듯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으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KT의 2·3대 주주인 현대차그룹(7.79%)과 신한은행(5.48%)은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지만 이들 역시 국민연금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의 외국인 지분이 44%에 달한다. 이들과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설 경우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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