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활한 크루즈의 아시아 모항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부자마을 한쪽에 코리아타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국인 크루즈관광객들은 출항 전 미리 와서 여기서 밥 먹고 다음날 아침 배를 탄다. 싱가포르 코리아타운은 차이나타운 남쪽인데 부촌인 탄종파가르 거리를 따라 형성돼 있다. 태극기도 보이고 한국식 점포가 하나 둘 늘어난다. 최근 3~4년간 K-컬처의 세계적 급상승세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꼬꼬나라’ 치킨집에선 맥주는 물론 막걸리도 팔고 “살다 보니 인맥보다 치맥이더라”는 아재개그 문구도 걸어놓았다. ‘달밤’에서는 웬만한 한식을 모두 맛볼 수 있다. 코리안다이닝 & 바 ‘Seoul’은 고급 음식점이다.
아직 한국 일색의 여러 점포가 조직적으로 도열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지인들의 발길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국제학교가 있는 뷰티월드역 근처에도 한국음식점이 많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변두리 메달라밀라그로사엔 ‘백구촌’이라는 한인촌이 있다. 마을 곳곳에 태극기 문양을 그려놓았으며, 한양식품, 모나미서점, 태극당제과, 즐거운집 분식 등 정겨운 간판이 도열해 있다. 1965년 10월 농업이민을 왔던 13가구 78명의 한인이 정착한 곳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버스 109번 종점이라 ‘백구’라고 붙였다고 한다. 백구촌에서 대다수 한인은 봉제와 편물로 생계를 꾸리기 시작했는데 기업형 사업으로 발전하고 급기야 아르헨티나 섬유산업의 중추가 된다. 질 좋은 제품의 생산자는 어김 없이 손재주 좋은 백구촌 출신 한인이었다. 일부 교민은 아르헨티나에 온 유럽 등 출신 이민자들처럼 와인 개발에 나섰다. 다른 교민은 행여나 고국에서 손님이 오려나 싶어 음식, 기념품 등 다양한 여행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캐나다 제1도시 토론토에는 코리아타운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이 이 나라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김씨네 편의점’ 촬영지(퀸스트리트 웨스트) 3~4㎞ 북쪽에 있다. 그런데 극 중엔 이 도시 북쪽 “노스요크 한인타운이 그립다”는 대사가 나온다. 노스요크 핀치 전철역 근처에도 한국인들이 많이 살면서 한식당과 생활서비스업종이 도열해 있는 것이다. 코리아타운이란 이름은 붙여져 있지 않다. 신흥 한인타운답게 신식 건물들이 포진해 있고 찜질방도 생겼다.
이효리가 입양견을 만나러 갔던 밴쿠버에도 랍슨스트리트 한인촌이 있지만 코리아타운이라는 이름은 붙여지지 않았다. 요즘 기술이 있는 한국인이면 몇 주 만에 영주권이 나올 정도로 호의적이어서 한인 증가가 예상된다.
드라마 ‘도깨비’로 큰 덕을 본 퀘벡에는 코리아타운은 없고, 철도노동자로 왔던 중국인 후손이 득세한다.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영국, 독일, 네덜란드에도 코리아타운이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차이나타운에 비해 정리되지 못했다. ‘우연’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중국에는 한인타운이 참 많다. 신오쿠보 등 한인들은 K-컬처를 알리는 데에 일조하고, 세계적으로 ‘K’가 인기를 끌면 그들은 더욱 신명을 낸다. 코리아타운은 세종학당만큼이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 K-컬처 전파의 교두보다.
최근 4~5년간 K-브랜드 상승세와 그 위력, 국격에 미치는 효과를 간파했다면 이제 세계 곳곳의 코리아타운에도 우리 민관의 성원과 지원이 필요하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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