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중국과 대만의 대리전으로 불렸던 파라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친미·친대만’ 우파 성항의 집권여당 산티아고 페냐(44) 후보가 승리했다. 파라과이는 남미 유일의 대만 수교 국가다. 온두라스 단교에 이어 중국에 또다시 수교국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던 대만은 우호적인 여당의 집권에 환호하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 진행된 대선에서 파라과이 집권당인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 소속 페냐 후보가 친중 성향의 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큰 표차로 승리한 페냐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대만과 파라과이의 70년 가까운 외교 관계를 지키겠다고 약속해왔다. 반면 야당 라이벌인 에프레인 알레그레 후보는 파라과이 수출과 경제의 주요 동력인 대두와 소고기 농가를 위해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지난 3월 온두라스가 82년 만에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를 맺자 대만은 큰 충격을 받았다. 만약 파라과이마저 이탈할 경우 수교국이 12개로 줄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입지 약화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이에 이번 파라과이 대선은 중국과 대만의 대리전으로도 불렸다. 파라과이 주재 대만 대사관은 페냐의 당선을 축하하며 양국의 “유익한 관계”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매튜 밀러 대변인 성명을 통해 “페냐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면서 “우리의 공동 이익과 민주주의 가치 공유는 파라과이 및 미국 국민간의 역사적인 파트너십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과의 파워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로이터는 대두와 소고기가 주력상품인 파라과이 농업 특성상 중국이라는 수익성 높은 소비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업협회 등의 지속적인 로비가 이뤄지면 파라과이 정부도 중국과의 관계를 더는 외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파라과이 농촌협회 관계자는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로이터에 “우리는 숫자가 말해주기 때문에 계속해서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며 “(중국 대신 대만을 선택한 결과로) 잠재적인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파라과이가 대규모 재정 적자를 줄이고 경제를 활성화해야하기 때문에 대만을 지원하는 일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만 정치권에서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만 집권 민진당 소속으로 국회 외교위원회에 소속된 왕팅위 의원은 개인 SNS에 “페냐의 승리는 타이베이의 승리”라면서도 “중국은 필연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균열을 찾을 것이기에 대만의 외교는 긴장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적었다.
현재 대만 수교국은 파라과이, 과테말라, 벨리즈, 아이티, 나우루, 팔라우, 투발루,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에스와티니, 교황청(바티칸) 등 13개에 불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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