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인간 아티스트만이 사람들의 욕구와 취향을 충족하는 시대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최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미국 빌보드 매거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인공지능(AI) 기술은 하이브의 다음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하이브가 올해 1월 인수한 오디오 생성형 AI업체 수퍼톤의 기술을 전면에 내세울 것을 예고, 첫 협업 프로젝트를 지난 15일 공개했다.
그 주인공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빅히트 뮤직’ 소속 신인 ‘미드낫’(MIDNATT)이다. 2007년 데뷔한 혼성 그룹 ‘에이트’ 출신 이현(40)의 새로운 자아이자, 음악과 기술을 융합한 ‘프로젝트 L’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그의 첫 디지털 싱글 ‘마스커레이드’에는 수퍼톤의 신기술이 적용됐다.
수퍼톤의 오디오 AI 기술은 무한대에 가까운 목소리를 생성해낼 수 있다. 실존 인물의 목소리를 학습해 다양한 언어로 노래하게 해주거나, 나이와 성별을 바꿔 아예 새로운 음성을 합성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신기술은 미드낫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드낫의 신곡은 세계 최초 6개 언어(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베트남어)로 발매됐다. 미드낫이 먼저 6개 언어로 노래를 녹음하면 이를 수퍼톤 AI가 자연스러운 발음으로 교정해준다. 미드낫의 가창력에 원어민의 발음을 결합한 셈이다.
성별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미드낫은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를 오가며 듀엣곡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이 여성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수퍼톤의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로 미드낫의 목소리를 여자 목소리로 바꿔 음원 중간에 삽입했다.
정우용 하이브IM의 대표는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려 굉장히 조심스럽게 기술을 적용했다”며 “미드낫의 진정성이 담긴 결과를 훼손하지 않고 다국적 발음 교정과 보이스 디자인 기술을 통해 확장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하이브는 2021년 40억, 올해 1월 450억원을 투자해 56.1%의 지분을 확보하며 수퍼톤을 인수했다. 하이브의 투자금을 역산해보면 2년 전 220억원 수준이었던 수퍼톤의 기업가치(시가총액 기준)는 올해 1200억원 규모로 2년 새 6배 불어났다.
수퍼톤은 2020년 3월 설립된 AI 오디오 콘텐츠 스타트업이다. 2021년 1월 SBS에서 방영한 프로그램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 고(故) 김광석의 생전 가창 음성을 부활시킨 곳으로 유명하다. 수퍼톤은 향후 공연·영상·IP(지적재산권)·학습·게임 등 하이브의 신사업을 책임지는 솔루션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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