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영국 내 규제 강화, 인재 유출

마크롱 정부, 340억유로 규모 투자 계획

핀테크 자금 모금액, 거래액 모두 증가 추세

프랑스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F [게티이미지]
프랑스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F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유럽에서 금융과 핀테크의 중심이라면 단연 영국 런던이라는 게 상식이었다. 그러나 브렉시트 이후 런던에 대한 투자 환경이 악화되고 프랑스 정부가 다양한 지원을 늘림에 따라 파리가 런던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컨설팅 업체 EY의 연구를 인용해 프랑스의 금융 부문이 미국 후원자들에게 영국보다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런던이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큰 핀테크 중심지인 것은 여전하지만 몇년 동안 그 왕관은 다소 빛이 바랬다.

피치북에 따르면 핀테크 업체가 처음 자금을 조달한 금액에서 런던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었다. 2019년에는 총 6조5040억달러 중 2조9220억원이 런던에서 조달돼 그 비중이 약 45%에 달했지만 2022년엔 16%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파리가 핀테크 자금 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3.1%에 불과했던 비중이 8%까지 늘었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전체 거래 규모도 파리가 1년 새 30% 증가한 21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런던의 거래 가치는 20% 줄어든 100억달러에 그쳤다.

임베디드 뱅킹 업체 스완의 니콜라느 베나디 최고경영책임자는 “아무도 더이상 브렉시트에 대해 듣고 싶지 않겠지만 핀테크에 미치는 영향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스타트업은 한 국가에서 라이센스를 취득하는 데에도 엄청난 고생을 하는데 4억 5000만명의 인구를 두고 6700만명을 택할 이유가 있겠나”고 반문했다.

최근 영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은행 면허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영국 신생 기업 르볼트(Revolt)의 창립자들은 브렉시트 이후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와 얕은 인재 풀로 런던에서 상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닉 스토론스키 르볼트 CEO는 “2021년 영국 은행 면허를 신청하고 영란은행의 건전성 규제 당국의 결정을 몇달 째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는 현대사회에서 운영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이 아니다고 한탄했다.

반면 프랑스는 핀테크를 포함한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프랑스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F [게티이미지]
프랑스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F [게티이미지]

파리의 스테이션 F는 핀테크를 포함한 프랑스의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는 현장이다. 이곳은 원래 1920년대 지어진 옛 철도 차량 창고이지만 2017년 프랑스의 억만장자 자비에 니엘이 수천명의 기업가와 개발자를 위한 캠퍼스로 재탄생시켰다.

프랑스 비즈니스 스쿨, 글로벌 벤처 펀드, 로펌과 함께 프랑스 핀테크 유니콘 기업 쿤토(Qonto)가 스타트업에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곳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의 3분의 1은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고 특히 영국 기업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관대한 기술 비자프로그램과 공공 보조금, 창업자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는 프랑스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프렌치 테크 넥스트40(French Tech Next40)’이 엘리제궁에서 그 시작을 알렸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 시작된 340억유로 규모의 ‘프랑스2030’ 투자계획의 일환이다.

국영은행인 공공투자은행(Bpifrance)가 스타트업에 100만유로에서 최대 2000만 유로를 투자하고 있고 인베스트EU 프로그램을 통해 2억 7600만 유로의 EU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에는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 즉 유니콘이 27개나 있다. 프랑스는 2025년까지 25개의 유니콘을 만들겠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공약을 이미 초과달성했다.

그중 하나인 경비 관리 플랫폼인 스펜데스크(Spendesk)의 로돌프 아르당 CEO는 “프랑스 기업가들의 사고 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글로벌 야망을 가질 수 있고 글로벌 플레이어, 글로벌 리더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발더튼캐피탈의 라나 야레드 총괄 파트너는 “브렉시트로 인해 상당수의 핀테크 인재가 런던 밖으로 밀려났다”면서 “5년 전만 하더라도 핀테크 창업자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런던에 스타트업을 세웠지만 이제는 해협을 건너오고 있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