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청년층 지지 회복이 관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15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분위기 속에 친윤계의 지지를 받으며 선출됐지만, 임기 초반 예상치 못한 최고위원들의 설화로 타격을 입었다. 한때 비대위 출범 가능성까지 나오며 흔들렸던 리더십은 최근 논란이 잦아들며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비를 넘긴 김 대표의 당면 과제는 총선 국면을 잡음 없이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이은 야당의 악재에도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다는 당 내 우려를 극복하고, 매번 공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내홍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에 따라 지도부의 최종 성적표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존재감’ 사라졌지만 ‘안정’은 성과=최고위원 설화 논란을 걷어낸 김기현 지도부에 대한 최근 당 내 평가는 ‘존재감이 옅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최근 야당이나 선관위에 대한 비판을 제외하면 지도부 차원에서 제시하는 어젠다를 찾기 힘들다”며 “반복됐던 설화 논란이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주말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력한 집단도, 가장 한가한 집단도 국민의힘”이라며 “‘우리 윤 대통령이 외교를 잘한다’며 물개박수만 친다고 역할을 다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기현 대표는 지도부 출범 초기 김재원·태영호·조수진 최고위원의 잇단 설화로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한때 비대위 출범까지 거론됐던 설화 논란은 김재원·태영호에 대한 당 윤리위의 당원권 정지 징계 결정 이후 소강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호남 출신 40대 원외인사인 김가람 최고위원이 태영호 의원의 후임으로 선출되면서 정상화에 한발짝 다가섰지만, 지도부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를 놓고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좋게 본다면 잡음이 없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통화에서 “정치권이 ‘악명도 능력’이라며 이슈메이커를 고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김 대표는 굉장히 성실하게 할 일을 다하는 타입”이라며 “지도부가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 됐다”고 강조했다.
▶지지층 확장·공천 잡음 최소화 과제=김기현 지도부의 당면 과제이자 궁극적 목표는 총선 승리다. 이와 관련해선 우선 ‘박스’에 갇힌 지지율 정체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내에서는 김 대표의 전당대회 공약이었던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통한 지지층 확장 요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중도층과 청년의 지지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가 관건인데, 탕평책을 통해 우리 당이 취약한 부분을 정비해야 한다”며 “지도부에 비주류가 있지만 미약하다. 제대로 된 연포탕을 해야 김 대표의 색깔과 철학을 내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경제 문제와 관련한 비전을 제시해 집권여당으로서 실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 대표의 공천 리더십도 주시해야 할 포인트다. 국민의힘은 최근 당무감사를 10월로 연기하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일찍 출범시켜 당무감사 전후로 가동하기로 했다. 통상 당무감사 이후 조강특위를 출범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사고당협이 많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한편에서는 김 대표가 공천권을 쥔 당대표로서의 권한을 보다 오랜 기간 행사할 수 있도록 판을 재정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 측은 오는 15일 취임 100일을 기념하는 기자회견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데,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그간의 소회와 더불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진·신현주 기자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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