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교수

응급수술후 귀가뒤 복귀하다 사고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 98%

의료계 “탁월한 인재 잃었다” 애도

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캡처]
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캡처]

“환자 상태가 좋아져 기분이 좋다.”

언제 올지 모를 병원의 응급호출. 그래서 그는 항상 병원 근처에 살고 머물렀다. 사고 전날도 가족과의 저녁식사가 잡혀 있었다. 하지만 응급 환자 때문에 결국 저녁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와 그의 가족엔 일상이었던 일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몰랐다. 이 기회가 가족과 마주 앉을 마지막 기회였을 줄. 그리고 그는 끝내 가족과의 마지막 식사를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가 아내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있다. “환자 상태에 좋아져 기분이 좋다”는 것. 마지막까지 환자 곁을 지키려는 그의 열정과 희생이 담겼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떴으나, 여전히 고인을 추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 덤프트럭에 치어 숨졌다. 주 교수는 지난 14일부터 연이틀 밤샘수술 후, 사고 당일 새벽에 응급수술을 마친 뒤 잠시 귀가했다가 병원으로 복귀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교수의 전공분야는 이름조차 생소한 심장혈관흉부외과. 고인은 지난 2020년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을 98%까지 높였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몸 전체로 혈액을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혈관으로,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 응급수술이 요구된다. 그래서 그는 아산병원 근처 10분 거리에 거주했다.

3년 전 남편의 심장판막 수술로 주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는 A씨는 “지금도 3개월 마다 정기검진을 받던 중이고, 선생님을 남편의 평생주치의라 생각했었다”며 “남편과 함께 오늘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왔는데, 우리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함께 가족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SNS에 썼다.

아버지가 주 교수로부터 치료를 받았다던 B씨도 “지난 2005년경 아버지가 대동맥류 심장질환으로 쓰러졌는데, 당시 유일하게 수술이 가능했던 아산병원을 찾아 주 교수님에게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며 “내 눈에 신은 예수님, 부처님이 아니라 주 교수님”이라고 회상했다.

C씨는 “교통사고 사망소식에 눈물 나고 가슴이 메어진다”며 “환자의 고통을 내 아픔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하셨던 교수님, 그동안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사셨을까”라고 아쉬워했다.

애도의 물결은 의료계에서도 이어졌다. 노환규 전 의사협회 회장은 생전 고인과 추억을 떠올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노 전 회장은 “이런 인재는 대체가 불가능하다. 탁월하고 훌륭한 인재의 부재로 누군가는 소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애통해 했다.

한편 주 교수는 지난 1988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병원에서 흉부외과 전공의를 수료했다.

1998년부터는 아산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흉부외과 전임의, 2011년부터 동 병원 흉부외과 교수로 역할을 했다. 이후 아산병원 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소장,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동맥연구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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