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책임감 갖고 선거제 개혁 임해야
‘국민 불신 줄여가며 의원 정수 확대’ 주장
국회의원은 ‘게임의 롤 ’이해충돌 여지 있어
국민공론조사 결과 근거하는 것이 합리적
[헤럴드경제=이승환·이세진 기자] “의원정수를 줄이자는 김기현 대표 주장은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것이죠. 인기영합적 발언으로 여야 협상을 봉쇄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남인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국민의힘에서 의원정수 축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데 대해 “포퓰리즘적 접근이다. 정치는 사안에 따라 고려해야 할 지점이 많고 종합적 판단을 통해 말해야 하는데, 김 대표가 반정치적 정서에 기대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김 대표는 앞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의원정수 10% 축소를 주장하고 나섰다. ‘포퓰리즘’이란 야당 비판이 쏟아지자 김 대표는 23일에도 SNS를 통해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 세금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일하자는 것이 포퓰리즘이라면, 그런 포퓰리즘을 맨날 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내년 총선을 10개월여 앞둔 시점에 정치개혁 이슈를 선점하겠단 의도로 의원정수 축소 이슈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헤럴드경제는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선거제 개혁 총괄 기구인 정치개혁특위를 이끌고 있는 남인순 위원장 반론을 듣기 위해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남인순 위원장은 “정부·여당 입장이면 인기영합적 발언이 아닌,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선거제 개혁에 접근해야 한다”면서 “현재 ‘2+2 협의체’와 정개특위, 또 비공식적인 협상이 진행되는 중인데 이 논의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어야 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의원 정수 문제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묻자 남 위원장은 “국회의원 정수가 299명(1987년 직선제 이후 13대 국회부터 적용, 2012년 세종시 출범으로 300명으로 확대)으로 정해졌던 과거와 달리, 지금 국회는 다뤄야 하는 예산 규모도 크게 늘었고 사회가 다원화되며 다룰 주제도 많아졌다. 의원 1인당 국민 수를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와 비교해 봐도 한국은 많은 편”이라면서 “수를 늘려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보지만, 국민들의 절대적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비효율과 의원 이해충돌에 관한 국민 불신을 줄여가면서, 국민 동의를 얻어 가며 정수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정개특위가 진행한 국민 공론조사에서 의원정수와 비례대표 축소 논의가 없었고, 전문가도 야당 측에 편향됐단 여당 주장에 대해선 “패널 구성에 절차적 문제가 없었고, 공론조사 워킹그룹과 이를 총괄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독립성이 보장됐다”며 반박했다. 남 위원장은 “사회발전연구소는 공론조사에 있어 독보적인 기관이고, 검증위원회까지 구성돼 있는 등 공정성 시비를 받지 않도록 모든 과정을 구축해놓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공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어디에 더 유리하느냐 재기 시작해선 안 된다. 공론조사는 있는 그대로의 시민의 생각”이라면서 “정치개혁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게임의 룰’을 정하는 것이기에 이해충돌적 측면이 있다. 차라리 국민이 정해준 방향에 근거해 양당이 하나씩 정리해 나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논란이 컸던 위성정당 문제를 방지하는 것이 선거개혁 주요 의제로 올라와 있는 가운데, 남 위원장은 “위성정당을 금지하는 내용을 법안에 넣을 수 있다.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정당은 지역구 후보를 반드시 내야 한다는 것이나, 위성정당을 만드는 당은 보조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위성정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득표 수에 연동되는 비례의석수 자체가 적어서 생기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공론조사에서도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 그래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정상화된다는 문제의식이 도출됐다”고 전했다.
현실적인 선거제 개혁 시한에 대해 남 위원장은 ‘9월’을 마지노선으로 봤다. 11월 국외부재자 투표자 등록 전 선거구 획정까지 완료돼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선거구 획정을 하려면 정개특위가 개편안을 만들어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보내야 하고, 위원회에서 선거구를 확정하는 데 최소한으로 잡아도 한 달이 필요하다. 또 국회에서 재의결하는 절차가 필요해 한 달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역산해 보면 9월 정기국회가 열리자마자 의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만 유권자 권리가 침해되지 않고 정치신인들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출범한 당 혁신위원회에 대해선 중진의원으로서 “당 윤리기구에 관한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루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내 민주주의, 당의 인재 육성 등도 과제로 꼽았다. 남 의원은 “혁신위가 당면한 총선 관련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면 꼬인다. 당이 국민에 믿음을 주어야 하기에 윤리 문제가 핵심 어젠다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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