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ㆍ교육청ㆍ구청 예산 급증…재정난에 교육지원예산 전용
교육환경 악화 우려…무상급식 취지 좋지만 근본 대책 마련 시급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올해부터 무상급식이 서울 시내 중학교 3학년 전체로 확대됐지만 마냥 좋아할 수 없는 학생들도 있다. 역설적이지만 저소득층 학생들이 그렇다.
이들은 서울시와 시교육청, 자치구의 지원으로 방과 후 학교, 영어체험학습 등에 참여하고 있는데, 무상급식이 확대되면서 ‘교육경비지원’ 예산이 줄줄이 삭감됐기 때문이다. 교육 양극화 해소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친환경 무상급식이 국공립 초등학교와 중학교 1, 2학년에 이어 중학교 3학년 전체로 확대되면서 무상급식 예산이 크게 증가했다. 무상급식 예산은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 자치구에서 5 대3 대 2의 비율로 분담하고 있다.
서울시는 무상급식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11.8% 증가한 1490억3100만원을, 시교육청은 7.8% 늘어난 2631억원을 책정했다. 일선 구청도 무상급식 예산을 20% 안팎으로 확대했다.
무상급식 예산이 늘어난 만큼 다른 사업 예산은 감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상급식이 확대되면서 긴축 재정에 들어갔다”며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뒤로 미룰 사업은 예산을 삭감하거나 아예 폐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교육경비지원 예산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일선 학교는 시교육청과 자치구에서 교육경비지원 예산을 받아 노후시설을 개ㆍ보수하고 교육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저소득층 학생들의 방과 후 학교나 영어체험학습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매년 시교육청에 교육경비지원금을 내는데 올해부터 ‘보통세의 0.4%’로 관련 조례가 바뀌면서 지난해보다 143억원(24.6%)이 줄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교육경비지원금은 지난해 580억원에서 올해 437억원으로 삭감, 편성됐다.
시교육청은 무상급식 예산은 늘어난 반면 들어오는 돈은 줄어 다른 사업 예산을 깎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시교육청은 방과 후 학교 사업 예산을 지난해 148억7000만원에서 올해 121억5500만원으로 18.2%나 줄였다. 영어체험학습 지원비도 지난해 47억원에서 올해 37억원으로 21.2%나 축소됐다.
자치구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강남의 A 구청은 올해 무상급식 예산은 20.5% 증가했지만 교육경비지원 예산은 무려 40% 삭감됐다.
서울의 다른 구청도 A 구청과 사정은 비슷하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없는 예산에 무상급식 예산을 늘리다보니 학교장들이 실험실습 기자재도 충당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교육지원예산을 전용하지 않고 무상급식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무상급식 취지는 좋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행하다 보니 여러 곳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상류층 급식지원을 위해 저소득층의 최소한의 교육기회를 박탈당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무상급식을 받는 학생은 72만9000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1000여명 늘었다. 무상급식 단가도 올라 초등학교는 2880원에서 3110원으로, 중학교는 3840원에서 4100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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