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인 21대 국회 전반기에 이른바 ‘문제가 있는’ 행정입법(시행령, 시행규칙 등)이 대거 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시행령 통치’를 비판하고 있지만 사실상 자가당착에 빠진 셈이다.
19일 의원실을 통해 국회로부터 제출받은 ‘행정입법 분석 현황’에 따르면 21대 국회가 개원한 2020년 5월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1대 국회에 접수된 행정입법은 총 4908건이다. 이 중 196건의 행정입법에 대해 법제실은 검토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법제실이 검토의견을 제시한 행정입법은 21대 국회 전반기에 몰려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였던 2020년 5월 30일부터 2022년 5월 30일까지의 기간에만 165건이 검토의견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인 21대 국회 후반기에 검토의견을 받은 행정입법은 31건에 불과했다. 후반기보다 전반기 검토의견이 5배 이상 많은 것이다.
법제실 검토의견은 ▷위임근거없는 권리제한·의무부과 ▷상위법률의취지·내용 불합치 ▷행정입법 부작위 ▷포괄적 재위임 ▷법령 용어·형식·체계 등의 미정비 등으로 나뉜다. 사실상 법제실 검토의견을 받은 행정입법은 형식이랑 내용 등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검토유형 가운데 ‘상위법률의취지·내용 불합치’의 경우 위법적인 행정입법이라고 볼수 있다. 행정입법은 정부의 행정입법이 위임 근거가 없거나 상위 법률에 반할 경우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입법권과 충돌한다. 법제실이 낸 검토의견 196건 중 ‘상위 법률의 취지·내용 불합치’가 79건으로 ‘법령 용어·형식·체계 등의 미정비(81건)’ 다음으로 많다. 국회 관계자는 “법이 설정한 위임 범위 안에서만 하위 법규가 필요한 사항들을 규정해야 한다”며 “상위 법률의 범위를 벗어날 때 법제실은 ‘취지·내용 불합치’ 검토의견을 회신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야당이 된 민주당은 정부의 ‘시행령 통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KBS 수신료 분리 징수의 길을 연 방송법 시행령과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다시 확대한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이 타깃이다. ‘상위 법률의 취지·내용 불합치’검토의견을 받은 행정입법을 겨냥한 셈이다.
위법적인 행정입법에 제동을 걸기 위해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국회법 제98조를 바꿔 국회가 정부의 시행령을 직접 제어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회 상임위원장이 상임위 의결로 정부에 시행령의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고, 정부는 이를 60일 이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환·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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