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과테말라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친중국 성향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당선자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20일(현지시간) 과테말라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친중국 성향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당선자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미 과테말라 대통령 선거에서 친 중국 성향의 좌파 후보가 깜짝 당선됐다.

20일(현지시간) 과테말라 최고선거법원에 따르면 풀뿌리운동 소속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대선 결선 투표에서 개표율 96.75% 기준 58.83%의 득표율로, 36.41%를 얻은 희망국민통합(UNE) 소속 산드라 토레스 후보를 크게 앞섰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무효표(17.33%)가 쏟아진 지난 6월 1차 투표에서 15.51%의 득표율로 토레스 후보(21.10%)에 뒤졌지만, 1·2위 후보 맞대결로 치러진 이날 결선에서 승리의 기쁨을 안았다. 앞서 1차 투표 전 시행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던 것을 고려하면 대이변이 연출된 것이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부패와 빈곤, 불법 이주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과테말라에서 ‘반부패’를 앞세워 선거 캠페인을 벌여왔다. 그는 기득권 부패로부터 국가를 구해내야한다고 거듭 주장했해왔다.

주요 언론들은 “아레발로는 평소 자신을 부패 척결의 적임자라고 확신했다”며 “그의 관련 공약이 지난 10여년간 집권한 보수우파에 대한 유권자 불만을 자극해 막판 돌풍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과테말라에 2007년 당선된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 이후 16년 만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2020년 전후로 중남미를 다시 휩쓸고 있는 거센 ‘온건좌파 물결’에도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은 교육·보건 분야 투자 강화, 빈곤층 주거 안정, 치안 강화 등을 약속했다.

과테말라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제사회는 무엇보다 외교 정책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중미 유일 대만 수교국인 과테말라가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아레발로 당선인은 결선 진출을 확정 지은 후 가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당선되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에서는 이 언급 직후 ‘단교까지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과테말라 첫 여성 대통령을 꿈꿨던 친대만 우파 토레스 후보는 2015년과 2019년에 이어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토레스는 2019년 대선에서도 1위로 결선에 올랐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