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부동산 리스크…‘편법 증여’ 의혹에 “청문회에서 설명”
성범죄자 항소심 맡아 지나치게 감형해줬다는 지적도 제기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9일 본격적인 청문 절차 준비에 들어갔다. 이 후보자 처가의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처가 회사 비상장주식 보유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청문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인근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했다. 앞으로 약 한 달간 이곳에서 국회 청문회를 준비하며 사법개혁 정책을 구상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지금 사법부 앞에 놓인 과제는 한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사법부 구성원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사법부 통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사법부가 동력을 회복해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을 수 있느냐, 그 부분이 가장 급한 것이기 때문에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압수수색 영장 대면 심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다른 기관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헌법상의 문제를 더 신중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주 내로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 요구안을 제출할 전망이다. 국회가 일정을 협의하면 다음 달 중순께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주요 쟁점으로는 이 후보자 주변의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된다. 이 후보자는 1980년대 후반 부산 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농지법을 위반했고, 현재 거주 중인 용산구 아파트의 가격을 고의로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당시 법령에 따라서 맞게 다 행동했다”며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편법 증여’ 의혹도 나온다. 부산시 북구 만덕동의 한 임야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후보자의 배우자 김모 씨는 2000년 형제들과 함께 A씨 등 공동 소유자들이 보유하던 땅을 사들였다.
그런데 실제 거래 관계는 A씨 등이 김씨 형제들의 부친에게 약 23억원에 땅을 팔고 이후 부친이 자녀들에게 증여한 것이어서 증여세를 아낄 목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등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무당국은 김씨 부친이 자녀들에게 거래 대금을 증여한 것으로 보고 뒤늦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김씨 형제들은 증여 받은 게 맞는다고 인정하면서도 매각대금이 아닌 토지를 증여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조세 심판을 청구해 인용됐다.
이 후보자 측은 “후보자가 직접 관여한 사항이 아닌 데다 상당한 시일이 지난 사안이라 사실관계의 조속한 확인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후보자 가족이 소유한 처가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3년 간 재산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렸다. 이 후보자는 “비상장주식 평가 방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나 법령 상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변경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국민께 송구하다”고 했다.
과거 성범죄 재판의 항소심을 맡아 지나치게 감형해줬다는 지적에 그는 “언론에 나온 것을 봤지만 차근차근 말씀드리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지급할 판결금의 공탁 문제, 대법원의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사건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서 이 후보자는 “검토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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