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우리나라의 팬층에게는 '미국판 나는 솔로'로 칭해지는 미국의 한 연애 리얼리티 예능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70대 남성이 미 전역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그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것이다. 그에게는 옷을 잘 입는 중년 남성이라는 뜻의 '재디'(zaddy)라는 표현에 할아버지 (granddaddy)를 합친 '그랜재디'(grandzaddy)라는 새 별명도 따라붙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매체는 ABC 방송의 '골든 베첼러' 출연자 제리 터너(72)의 이야기를 다뤘다.
터너는 고등학교 시절 YMCA 무도회에서 만난 여성 토니와 사랑에 빠졌다. 토니와 결혼한 후 43년간 행복하게 생활했다. 그런데 2017년 부부가 호숫가에 집을 마련해 이사한 때, 토니는 세균 감염병에 걸렸고 응급실로 옮겨진 후 8일 만에 결국 사망했다.
터너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이야기가 선정적이지 않고, 사려깊고 섬세한 방식으로 전달되길 바란다"며 "외부 사람들이 이를 알도록 하고 싶고, 또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사별 후 외로움을 느낀 터너는 2020년 두 딸에게 문자를 보내 '베첼러' 프로그램에 출연자로 지원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처음 연락을 받은 두 딸은 "아빠가 농담을 하는 줄 알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터너의 진심을 확인한 후 그를 적극 응원했다.
3만명 가까운 지원자 중 터너의 이력서는 단연 제작진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쳐 방송 기획이 보류됐다.
터너는 3년이 지난 올 2월 플로리다주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출연 의사를 묻는 연락을 받았고, 이를 수락했다.
'베첼러'를 노년의 사랑을 주제로 새롭게 기회가던 제작진은 이번 시즌을 '골든 베첼러'로 바꿔 이름을 붙였다.
터너가 만나게 될 여성 22명의 나이는 60~75세다.
터너는 언론 인터뷰를 할 때 보청기를 착용한다. 하지만 평소 골프와 피클볼 등 스포츠를 즐겨하는 등 몸 상태는 건강하다.
지난 7월부터 한 달 가량 촬영에 나선 터너는 상대 여성이 민망함을 느끼지 않도록 카메라 밖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터너는 은퇴 후 이성교제라고 특별할 건 없다며 "내 또래의 사람들도 여전히 사랑에 빠지고, 여전히 희망을 갖고, 여전히 활력있는 일상을 보낸다"고 했다.
제작진은 "우리는 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부자의 진정성 없는 '매력적 노년 남성'(silver fox)을 찾은 게 아니다"라며 "터너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계기로 인기가 올랐지만, 우리가 그를 고른 건 성실함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입소문을 타면서 터너는 방송 시작 전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구릿빛 피부에 건장한 체구를 지닌 터너가 촬영 등을 위해 공항을 오갈 때마다 많은 여성이 다가와 '셀카'를 찍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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