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주목되는 인물 (2) 노동시장·금융·교육·공기업 개혁 등 혼자힘으론 불가능…재계에 손내밀며 각계 희생·도움 우회적 요청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동물 비유’ 화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에서 5부 요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기러기’를 언급했고, 5일 경제계 신년회에선 잉어의 한 종류인 ‘코이(Koi)’를 거론했다. 생소한 어류인 코이는 어항에선 10㎝도 못 자라지만 강에선 1m가 넘는 대어로 성장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공기 저항을 줄이는 기러기의 ‘V자’ 비행(飛行)에선 경제 살리기를 위한 각계의 희생과 노력을, 코이를 통해서는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기업이 도움을 줄 것을 강조하면서다. 메시지 전달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한 이런 비유의 근저엔 대통령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고민도 담겨 있다.
박 대통령 스스로 전선(戰線)을 무한 확장했기에 고뇌는 숙명이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착근만도 쉽지 않은 과제인데 올해들어 이 계획을 통해 30년 성장의 기틀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구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도 거듭 천명 중이다. 폭발력이 만만치 않을 정규직ㆍ비정규직 문제를 건드리는 노동시장 개혁, 보신주의 타파를 명제로 삼은 금융개혁, 교육혁신과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 등 기득권과의 싸움은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느냐, 그저 그런 권력자로 기록될 것이냐를 가를 기준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희생과 협업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의 재점화를 강조했다. 경제 살리기 선봉엔 기업인이 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지점에선 ‘반대급부’론(論)이 불거진다. 수감 중인 재벌총수에 대한 가석방 요청이다. 대놓고 이를 주장하는 측은 여론 향배에 따라 그 숫자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반(反) 부자’ 정서라는 뇌관을 건드릴 수 있어서다. ‘원칙과 신뢰’가 트레이드 마크인 박 대통령에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다. 기업인에게 투자 촉진의 기회를 주면서도 국민정서 악화도 막을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하지만, 침묵의 시간만 길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게 운명이고 팔자라고 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건 ‘경제 올인’ 행보가 추진력을 받으려면 나라를 어지럽힌 특정 사안부터 말끔히 정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경제 살리기를 위한 기러기나 어항밖의 코이는 기대하기 힘들 수 밖에 없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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