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부양책에도 꿈쩍 않는 한국 증시와 다르게 특별한 부양책을 쓰지도 않는 미국 증시는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왜일까?
하나의 원인으로 주가의 변동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장기적 흐름을 살피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있는지에 따라 주식시장도 움직인다.
지금은 경쟁력이 있는 기업도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혁신과 창의적 문화를 가진 기업의 도전에 직면하게 돼 지속해서 발전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된다.
20년 전 미국의 시가총액 10위 기업 중 지금까지 10위 안에 드는 기업은 기껏해야 하나 정도밖에 없다는 사실을 봐도 혁신과 도전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지 못하면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해보인다. 이러한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미국 증시를 꾸준히 우상향하게 한다.
우리도 혁신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신생 기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 유니콘 기업이 다수 탄생하게 하는 것이 우리 증시를 미국과 같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테슬라를 창업해 전기차 시대를 열고, 스페이스엑스(X)로 민간 우주 시대를 열어 스티브 잡스에 비견하는 인물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가 한국에서 창업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특이한 언행으로 손가락질받는 외에도 2008년쯤에 감옥에 가서 지금도 감옥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이 부족했던 일론은 고객이 로드스타 자동차를 사기 위해 예치한 돈을 테슬라 운영비로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과는 다르게 배임죄 또는 횡령죄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일론은 수사를 받아 구속되고 그 무렵 테슬라가 파산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뿐만 아니다. 2018년 생산 압박에 시달리던 일론은 당장 공장을 증축할 수 없자 묘안을 낸다. 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정부가 전투기 생산을 위해 주차장에 생산라인을 만든 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테슬라 모델3의 신속한 생산을 위해 주차장에 생산라인을 설치한 것이다.
미국 프리몬트 법규에는 임시 차량 수리시설을 위한 텐트를 설치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이 규정에 텐트 크기 제한이 특별히 없는 점을 이용해 거대한 자동차 생산시설을 만든다. 그 생산시설을 이용해 테슬라는 ‘주당 5000대’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생산목표를 달성했다. 이후 테슬라는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텐트 크기에 관한 명시적 규정은 없어도 상당한 크기를 넘으면 위법이라는 법리가 주류를 이루면서 일론은 처벌을 받고 생산시설도 철거했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그렇게 됐다면 미국은 전기차에서 선두 자리를 진작 중국에 넘겨주고 지금 캘리포니아에는 BYD 전기차가 활개치고 돌아다니고 있지 않을까?
규제가 대한민국을 초일류 국가로 성장시키는 데 장애물이 되지 않는지 함께 고민해보면서 필요 최소한의 규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철폐하는 것을 신속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미래를 바꿀 혁신적인 스타트업은 규제를 이기지 못하면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온갖 부양책을 써도 증시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기 어렵다.
이인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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