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서 밝혀

'대선 경쟁' 트럼프 전 대통령 우회 비판도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에게 졸업장을 주고 격려하고 있다. [AFP·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일본의 삼각 협력 강화를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 축사에서 "인도·태평양에서 우리는 동맹을 강화하고 새로운 동맹을 창출하고 있다"며 한미일 공조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과 한국을 하나로 구축했다"며 "이는 누구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필리핀과 3각 협력,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도 거론하며 "우리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양안 관계를 지원하며, 베트남과 전략적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선서가 헌법을 향한 것이며 특정 정당이나 대통령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사실상 대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 비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축사에서 2020년 웨스트포인트 졸업생들에게 보낸 선배들의 공개 편지를 언급하며 "1000여명의 웨스트포인트 선배들이 4년 전 졸업생들에게 한 말을 기억하라"며 "여러분의 선서는 유통기한이 없다고 그들은 말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의 선서는 국내외의 모든 적들을 향한 것"이라며 "여러분은 미국 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한 2020년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는 '그들의 선서는 군주나 정부, 정당, 독재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공개 서한이 낭독됐다. 여기에는 1000여명 이상 육사 동문들이 서명했다.

해당 행사 직전 군 경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촬영에 앞서 백악관에 모인 평화 시위대를 강제 해산해 논란을 산 바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자의 반민주적 행태를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하게 규탄했다.

그는 "우리는 잔인한 독재자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우리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푸틴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조각날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자유는 지속적인 경각을 전제로 한다"며 "모든 세대는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연설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