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알카에다 간부 배후 자인 영상공개 “샤를리 만평이 테러의 원인”책임전가 “유대인 인질극과는 관련없다” 선긋기
아라비아의 빈국 예멘의 열악한 정치풍토가 12명의 희생자를 낸 프랑스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으로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14일(현지시간) 인터넷동영상을 올려 이번 테러는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AQAP의 고위 간부 셰이크 나스리 빈알리 알안시는 ‘축복받은 파리 전투에 대한 메시지’라는 제목이 붙은 영상에서 “이번 작전은 우리의 최고 사령관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AQAP이 공식적으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AQAP가 테러 대상을 골랐고 이를 계획하고 자금을 지원했다”며 “이번 작전은 알라의 사도(예언자 무함마드)의 복수”라고 말했다.
앞서 테러 당일인 지난 7일 경찰에 의해 사살된 테러 형제는 자신들이 AQAP 소속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AFP는 형인 사이드 쿠아치는 급진 수니파종교교육기관인 알 이맘 대학교에서 급진주의 교육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예멘 정부는 동생인 셰리프 쿠아치가 2011년에 알카에다 지도자 안와르 알아울라키를 만났다고 밝힌 바 있다.
AQAP 주장대로 실제 AQAP가 배후에서 테러를 조정했는 지에 관한 사실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쿠아치 형제가 어떤 식으로든 AQAP로부터 영향받아 급진화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예멘의 정치 풍토는 급진주의 양성하는 토양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멘은 1990년에 북부와 남부가 통합된 뒤로 정정불안이 끊이지 않았다. 재산, 군대, 종족 파워, 이슬람 종파에 따라 국가는 사분오열돼 있다. 게다가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의 30년간의 통치 아래에서 부패가 짙어졌다. 2010년 ‘아랍의 봄’ 열풍으로, 2012년에 살레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 사회 안전은 훨씬 더 취약해졌고 ‘통제 불능’의 상태에 놓였다.
예멘 정부는 지난 10년간 시아파 반군 후티 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싸웠고, 후티는 수니파인 AQAP와 또 다른 전쟁을 벌여 2011년 전투로 수백명의 민간인과 군인이 사망하기도 했다.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예멘에선 법과 질서 밖에 있는 AQAP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최근 몇년새 급진적으로 늘었다. 가난과 부패가 전쟁과 극단주의를 부채질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 중 하나인 예멘은 뇌물 수수가 만연화 돼 있다. 군부, 종족, 재력에 따라 권력이 나뉘어 있고 법 보다 총이 우선한다.
석유 자원 의존도가 높은 예멘에선 자원 고갈과 저유가로 서민이 받는 고통이 배가됐다. 수백만명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고, 국민의 절반이 빈곤층이다. 수니, 시아, 세속주의 등 분파에 관계없이 극단주의에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가디언은 “이러한 요인과 값싼 항공 운임 등이 복합적으로 엮여서, 유럽내에서 고국에게 박탈감을 느끼는 소수 민족이 AQAP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본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리 주간지 테러 공격은 AQAP가 직접적인 테러 보다는 유럽 내 사회적 약자들을 활용한 테러로 전략을 이동시키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알카에다: 급진 이슬람의 진짜 이야기’ 저자인 제인스 부르크는 가디언에 “쿠아치 형제는 직접적인 명령을 받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알카에다와 동맹의식을 느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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