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정부의 어린이집 평가인증에서 만점에 가까운 95.36점을 받은 인천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이런 잔혹한 아동 학대 사건이…’
이번 사태로 어린이집 평가 과정상 문제와 실질적 점검 주체인 한국보육진흥원의 무성의한 운영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실한 정부의 어린이 집 검증 제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을 사실상 방조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어린이집 원장 A 씨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보육진흥원이 평가인증 기간을 알려주기 때문에 대다수 어린이집이 준비 기간 동안 서류나 평가 항목 사항들을 바짝 대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아무래도 좋은 점수를 받을 확률이 높다”고 털어놨다.
어린이집 평가인증은 신청단계, 참여확정, 현장관찰, 심의 등 크게 4단계로 이뤄진다. 일단 인증을 받고자 하는 어린이집에서 보육진흥원에 신청을 하면 약 두 달간의 준비 기간이 주어진다.
첫 달에 어린이집 교사들과 부모들이 자체점검을 하고 이를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면 보육진흥원이 검토 후 약 2주간의 관찰주간을 배정해준다.
배정은 2주지만 실제로는 이 기간 중 단 하루만 현장 관찰자가 어린이집을 방문해 평가한다.
일선 어린이집 원장들에 따르면 정확한 일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평가 대비가 가능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31일 기준 인증 유지 어린이집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어린이집 4만3770개소 가운데 73.1%인 3만1998개소가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인천 지역의 경우 전체 어린이집 가운데 85.1%가 인증 유지 중이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보육진흥원 측이 평가인증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매년 사전 연락 없이 각 지역의 어린이집을 불시로 찾아 점검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기간이 정해져 있다.
예컨대 서울 지역은 4월과 10월에 확인점검을 실시한다. 정부의 평가인증을 믿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부모로서는 황당할 따름이다.
더욱이 말 그대로 ‘평가인증제도’기 때문에 기준 점수인 75점 이상만 받으면 인증평판과 인증서 등을 발급 받을 수 있다.
예년에 비해 특정 항목의 점수가 낮아졌다고 해서 시정할 의무는 없다.
여기에다 보육진흥원의 인력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3년 한국보육진흥원법안 검토보고서를 살펴보면 보육진흥원에는 정규직 57명, 상근계약직 81명을 포함해 총 138명이 근무 중이다. 비상근계약직은 226명으로 현장관찰자 224명과 확인방문자 2명이다. 4만3000개가 넘는 어린이집을 226명이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린이집 측에서 문제를 감추려 들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다”며 “이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보육교사의 인성 교육을 확대하고, 채용 절차에 인성 검증 등을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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