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미군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생체실험논란으로 유명한 ‘731’부대로부터 세균 무기 개발 및 사용방법을 배워 한국전쟁에 사용했다는 니덤보고서가 공개됐다. 미국 심리학자 제프리 카이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진보성향의 블로그인 ‘디센터’에 ‘한국과 중국에서의 세균전에 관한 국제과학위원회의 사실조사 보고서’ 원문을 공개했다. 원문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 학자는 주장한다.

이른바 ‘니덤보고서’라 불리는 이 보고서는 1952년 영국 유명 생화학자 조지프 니덤이 주도적으로 작성했다. 보고서 작성배경이 된 자료는 당시 미국과 전쟁 중이었던 중국에 의해 만들어졌다. 보고서는 미 군정이 생체실험을 자행한 이시이 시로(石井四郞) 731부대장과 공범들을 사면했다는 언론보도를 거론했다. 또 1952년초 한국과 중국 동북부에서 세균전이 사용됐다는 논란에 앞서 이시이가 두 차례 연거푸 방한했고 같은해 3월에도 한국에 있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당시 조사위원들은 미 군정이 그의 활동을 조장했는지, 또 미군 극동사령부가 일본식 세균전 기술을 사용하는 데 관여했는지 의문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또 위원회는 일본이 2차 대전 당시 전염병을 확산시키는 데 이용한 것과 유사한 세균전 기술을 미 공군이 사용했다는 결론이 모든 관련 사실을 종합해볼 때 도출된다고 주장했다고 적시했다.

카이 학자는 세균전을 어떻게 구사할 것인가에 대한 미국 조종사 전쟁포로들의 브리핑을 받았다는 진술이 보고서에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중앙정보국(CIA)는 해당 진술이 적군에 의한 고문과 ‘세뇌’로 만들어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미 군정이 세균전을 연구하고 실행하기 위한 자체 계획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미 군정은 당시 이시이와 공범들을 사면해주는 대가로 일본이 수년간 생체실험을 통해 획득한 세균전 자료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52년 당시 미 군정과 일본 전범들의 ‘협력’은 일급비밀이었지만 지금은 미국의 역사학자들조차 당시 미 군정과 731부대간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군이 한국전에서 세균무기를 사용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 부인하고 있는데다 당시 세균전이 있었다고 진술한 미군 전쟁포로들은 귀국 후 이를 모두 철회했다. 또 니덤보고서의 기초자료가 전쟁의 당사자였던 중국이 발행하고 관영언론인 신화사가 국외에 배포한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