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감소세를 이어가던 사정당국의 영장신청ㆍ청구 건수가 지난해부터 다시 반등세를 보이면서 이에 대한 법조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법조계와 사법연감에 따르면 검찰의 연간 구속영장 청구건수는 2009년 5만7019건에서 매년 줄어들어 2013년에는 3만3116건을 기록했다. 반면 작년에는 3만5767건으로 다시 늘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율 역시 지난 2009년 74.9%에서 2013년 81.8%까지 꾸준히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79.5%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영장청구가 다시 증가한 이유 중 하나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엄벌주의’를 꼽았다. 부장검사 출신의 김경진 변호사(법무법인 이인)는 “전체적으로 사회가 엄벌의 경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3~4년 동안 법원의 선고 형량이 높아지고 있고 언론 매체들도 중요 사건에 대한 보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엄벌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강하게 형성됐고, 이에 따라 감소세였던 구속영장 청구도 다시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여기에 보수 정부가 들어선 이후 엄격한 법집행을 강조하고 있고, 최근 공안 사건과 압수수색 등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장구속제도 자체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검사장을 지낸 박영관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한국의 영장심사제도는 사실상 세계 유례없는 ‘4심제’를 낳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영장이 남발되다보니) 구속이 안 되면 별 거 아닌 범죄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법원은 법원대로 많이 기각해야 인권 보호에 부합한다는 인식도 생겨나면서 계속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일시적으로 반등하긴 했지만 영장신청ㆍ청구 건수가 향후 계속 줄어들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2007년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피의자의 불구속수사 원칙’이 처음으로 명문화된 이후 사정당국의 영장 청구와 발부가 신중해지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노영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법무법인 천일)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는 사건이 많아서 그렇지, 크게 보면 영장청구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요즘에는 검찰도 꼭 필요한 경우에 청구하고 법원 입장에서도 신중하게 발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대근ㆍ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