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 안후이(安徽)성이 농민에게 토지 소유권을 일정 부분 보장하고 도시와 농촌에 통일된 토지거래 시장을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토지개혁 실험의 선두에 나선다. 사회주의 중국에서 이는 가히 혁명적인 조치로 향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주도하는 도시화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4일 영국 BBC 중문판은 안후이성 정부가 ‘농촌종합개혁시범지구 업무를 심화하는 데 대한 지도의견’에서 성내 20개 현에서 토지개혁을 시범실시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농민은 앞으로 성내에서 토지에 대한 경작권 명의를 양도하는 형식으로 택지를 매매할 수 있게 된다. 농민에게 일정 부분 토지 소유권을 보장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집체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각 농민에게 있음을 확정해 오는 2015년 말 내에 건설용지, 농업용지, 미개발지, 농촌에 있는 국유토지 등에 대한 등기권을 확정해 등기권리증 발급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의 토지소유제도는 국가소유제와 일종의 농촌공동토지인 집체소유제로 나눠져 있다. 농민들의 집체소유 토지는 경작권만 부여돼 있어 농민과 지방정부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방정부는 손쉽게 농민들이 사용권을 갖는 토지를 몰수할 수 있다. 지방정부는 토지를 수용한 후 비싼 가격에 건설업자에게 넘겨 재정 확충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농민들의 시위를 무력진압하는 경우가 많아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번에 시범 실시되는 개혁안에는 토지 수용의 경우 해당 농민들의 동의 아래 유상 원칙으로 농민의 합리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충분한 보상금 지급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농촌이 집체적으로 개발할 건설용지를 미리 정해놓고 농촌의 집체 건설용지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담겨 있으며, 농촌에 도시와 통일된 토지거래 시장을 만들어 도시와 농촌 간의 차별을 없애는 방안도 관심을 끈다.

안후이성 국토자원개발청 관계자는 “토지거래 개혁은 농민의 택지 거래를 촉진하고 농지의 명의이전, 세, 담보 등을 가능케 해 은행 융자가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밖에도 농촌 경제가 활성화되고 도시와 농촌 간 이원구조가 타파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토지제도 개혁은 지난 12일 폐막한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채택한 주요 개혁안 가운데 핵심적 내용이다. 농토의 재산권을 인정하고 농민의 소득수준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도시화 촉진 및 도농 격차에 따른 불만을 가진 농민들을 달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토지개혁은 후커우(戶口·호적)제 개혁과 함께 중국 새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도시화와 맞닿아 있다. 신도시화를 통해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개혁작업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신도시화 성공의 전제는 농민공의 도시 유입이며 이를 위해선 토지개혁이 필수적이다.

중국은 지난 1978년 11기 3중전회에서 개혁ㆍ개방을 결정하고 이의 실험을 위해 광둥(廣東)성 선전 등 동부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경제특구를 건설해 나갔다. 그러나 이번 토지개혁은 농촌지역인 안후이성에서 시작돼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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