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지청장,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팀장서 물러나…검찰 향후 행보 주목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의 책임자였던 윤석열(53ㆍ사법연수원 23기) 여주지청장이 상부와의 갈등 끝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임 이후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던 검찰이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였다.

윤 지청장은 평소 검찰 내에서 빈틈없고 뚝심있는 업무처리와 거침없는 대인관계 등을 인정받아왔다. 때문에 그는 채 전 총장의 적통이자 검찰 내 대표적인 ‘강골’ 특수통 검사로 꼽혀왔다. 채 전 총장과는 대검 중수1과 파견검사 시절이던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수사 등을 함께한 것으로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말 ‘검란’ 사태 때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채 전 총장과 같은 전선에 서기도 했다. 당시 대검 차장이었던 채 전 총장은 대검 간부와 한 전 총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었던 윤 지청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도록 했다. 이 같은 인연을 바탕으로 채 전 총장이 검찰총장에 취임한 후에는 서울중앙지검 윤대진 특수2부장 등과 함께 중용돼 국정원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출석./안훈기자 rosedale@ 2013.10.21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출석./안훈기자 rosedale@ 2013.10.21

하지만 태생부터 정치적인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었던 사건 수사는 오롯이 그의 뜻대로 될 수는 없었다. 사실상 ‘항명’과도 같은 이번 파문 이전에도 검찰 내 갈등은 계속돼 왔고, 이는 적극적인 혐의 적용과 소극적인 신병처리라는 어정쩡한 기계적 중립으로 봉합되는가 싶었다.

결국 지난 6월 발표된 수사 결과는 모두를 만족시키려 했지만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었다. 여권은 선거 개입 혐의가 있다는 검찰의 결론에 실망했고, 야권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만 기소한 것을 비판했다. 검찰 내 공안통은 공직선거법 위반 적용에 불만을 품었고, 특수통 검사는 불구속이라는 소극적인 신병 처리를 아쉬워했다.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갈등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윤 지청장이 물러난 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팀이 법원에 제출한 ‘국정원 직원의 트위터 이용 선거 개입 추가 혐의’를 철회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정치권 역시 이번 사태를 놓고 각자의 이해관계를 계산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윤 지청장의 항명 사태로 또 다시 비어져 나온 내부의 갈등을 검찰이 어떻게 봉합하고 사건의 결론을 맺을지 주목된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