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재활용품과 기부문화를 접목시킨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가게’가 올해로 11년째를 맞는다. 전국 곳곳에 매장만 116 개에 달한다. 미국 LA,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해외 매장도 속속 문을 열고있다. 2002년만 해도 생소했던 기부문화가 점차 우리 사회에 확산, 제대로 뿌리를 내린 덕이다.
아름다운 가게의 성공 포인트는 일찌감치 시대의 흐름을 간파했다는 데 있다. 재활용이라는 키워드를 기부 그리고 사업과 연계했다. 어차피 못쓰는 물건을 기부하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환경도 지킬 수 있다는 1석 2조의 기쁨이다. 2000년대 초 넘치는 자원을 어떻게 처리할지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것도 타이밍 상 좋았다.
하용만 아름다운가게 홍보팀 팀장은 “환경과 재활용, 기부라는 시대적 관심사를 사업과 연계한 것이 성공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재활용품 매장은 넘쳤지만, 재활용을 통해 나눔을 하는 곳은 아름다운 가게가 최초였다. 부담없는 소비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영등포점에서 만난 주부 이진영 씨(36)는 “물건을 사면서도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을 찾는 이유”라고 밝혔다. 가게 매출 수익은 국내외 소외계층 및 공익활동 지원으로 사회에 환원한다.
재활용의 방식도 업그레이드됐다. 단순히 ‘리사이클링(re-cycling)’이 아닌, 쓰던 제품을 재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다듬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개념을 도입했다. 재활용품이 시대에 동떨어진, 낡은 물건이라는 기존 인식을 깨부순 셈이다. 실제로 아름다운 가게에는 기증품을 다듬고 업그레이드 하는 수선 전문인력들이 있다. 예를 들어, 가죽잠바와 같은 기증품은 가죽 장인들의 손을 거쳐, 가방이나 머니클립 등으로 재탄생하는 식이다.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일반 기증품을 재활용한 경우, 시중가의 10분의 1 가격으로 책정된다. 다만, 기업들이 이월상품이나 재고품을 기증한 경우는 시중가의 10분의 3 정도로 내놓는다. 제품 종류도 의류부터 주방용품, 도서, 음반, 가구, 가전제품 등 다양하다. 마음에 드는 물건만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그야말로 ‘득템’인 셈이다.
수시로 열리는 이벤트나 행사도 기업 이미지를 발랄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유명인이 기증한 소장품을 매장에서 팔거나, 최근에는 영화 시사회 때 배우나 성우들이 귀중품을 내놓고 판매하는 기증캠페인도 진행됐다. 9월 중엔 헌법재판소에서 안 쓰는 물건들을 모아서 판매하고, 일부 기업들도 이월상품을 모아놓고 파는 바자회가 진행된다. 고정적인 사업 모델은 아니지만, 이벤트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효과가 쏠쏠하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아름다운 가게가 수익사업을 하는 곳으로 오해한다고 한다. 이같은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기증문화를 확산시키는게 기업의 중장기적 목표다. 하 팀장은 “아름다운 가게의 창립일인 10월 17일을 기증의 날로 선포하고, 이때 일반 시민과 기업들의 기증에 대한 관심 촉구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증은 안 쓰는 물건을 택배로 부치거나 가까운 매장을 찾아 직접 기부, 혹은 매장 간사가 직접 방문해 수거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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