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법’ 놓고 대기업 - 중기 충돌 기재부 대기업 논리로 법개정 중기업계, 법 취지 퇴색 반발
발의자 홍종학 민주당 의원 면적 중심 새 개정안 고려 중
골목상권 보호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번엔 면세점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 진출 주체로 대기업 숫자는 현재보다 줄이고, 중소기업을 늘리기로 한 이른바 ‘면세점법(관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의 시행령을 정하는 데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롯데ㆍ신라 등 대기업 측은 면세점 사업이 규모와 브랜드 유치 측면 등에서 중소기업엔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중기 측은 면세사업의 특혜가 대기업에만 집중되선 안 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논란의 단초는 기재부가 제공했다. 면세점법 시행령에 국내 면세사업자 중 대기업 면세점의 비중을 60% 이하로, 중소ㆍ중견기업의 비중은 20% 이상으로 정한 것이다.
현행 대기업 면세점 비중이 55%인 점을 감안하면, 면세 시장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 셈이다. 중소기업 측이 반발하는 이유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중소기업은 자금력과 유명 브랜드 제품을 유치하는 영업력 등 모든 면에서 역량이 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면세점을 운영 중인 대기업의 논리와 사실상 같은 맥락이다.
이강훈 롯데면세점 홍보부장은 “상당수 면세사업자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하길 원하고 있으며,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면세점 사업 진출을 막을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일각에선 대기업이 면세점 사업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규모의 경제와 브랜드 유치 측면 등에서 자진해서 사업을 철수한 중기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엄청난 특혜를 받아온 걸로 봐선 곤란하다”고 했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3300㎡ 규모의 면세점 초기 투자비용은 최소 420억원이고, 백화점과 달리 면세 사업자가 판매 물품을 전량 구입해야 한다. 또 반품도 되지 않아 재고 비용을 모두 떠안아야 하기에 중소ㆍ중견기업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대기업 측은지적한다. 아울러 면세사업권을 따낸 중기의 자진 사업권 포기 사례가 많다는 점도 강조한다. 실제 관세청이 지난해 12월, 중소 면세사업체 11곳에 사업권을 내줬지만 현재 운영되는 곳은 4곳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지만 중소기업 측은 애초 면세점법 개정의 취지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자는 데 있었다며 기재부의 시행령을 반대하고 있다.
양갑수 중소기업중앙회 통상정책실장은 “단적으로 말해 면세점이 수입 명품을 세금 없이 싸게 사는 곳이라고 공식처럼 박아넣자면, 중소기업이 하기 힘들다는 논리가 맞다”면서도 “그러나 면세 사업은 본질이 특혜사업이고, 그 특혜가 대기업에 가서만은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양 실장은 이어 “대기업 면세점들은 외제 브랜드 유치에 몰두하고 국산품은 구색맞추기 식으로 겨우 20% 정도의 매출을 차지할 뿐”이라며 “이런 것이 국내 산업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덧붙였다.
양측 간 공방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애초 법안 발의자였던 홍종학 민주당 의원은 애초 취지가 퇴색됐다며 새로운 개정안을 준비중이다. 홍 의원 측은 “중소기업 입점 비율을 현행처럼 수 기준으로 정하지 않고, 면적을 중심으로 다시 정하는 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홍성원ㆍ도현정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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