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종면접 응시 20대 합격소식에 출근 준비 들떴는데 일주일후 돌연 취소 날벼락 취업준비생 30% 비슷한 경험

한국의 취업준비생에게 취업문은 ‘바늘구멍’이 된 지 오래다. 이 ‘바늘구멍’을 뚫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게 구직자들의 마음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구직자들에게 합격을 통보해놓고 번복하는 사례가 적잖아 빈축을 사고 있다.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한 장형석(가명ㆍ24) 씨는 지난달 10일 국내 대기업 A 건설의 2차 최종 면접에 응시했다.

면접에 참석한 취업준비생은 장 씨를 포함한 두 명이었고, 장 씨는 인사담당자로부터 “두 명을 모두 채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합격 소식을 들은 장 씨는 다른 회사 면접 일정은 아예 접어둔 채 출근 통보를 기다렸다. 이윽고 21일 장 씨는 “함께 면접 봤던 사람에 대한 승인이 안 났으니 다른 사람을 채용할 때까지 출근 준비를 하며 기다려 달라”는 소식을 회사로부터 들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후 장 씨는 날벼락 같은 전화를 받았다. “합격이 취소됐다”는 회사 측의 통보였다.

장 씨는 “헛된 기다림에 다른 채용 기회마저 놓쳐버렸다”며 “이런 식으로 취업준비생을 농락하는 것은 횡포가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장 씨만의 경험이 아니다.

청각장애인 정진형(가명) 씨는 지난해 9월 4일 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IT업체인 B 사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했고, 같은 달 13일 면접을 거쳐 25일 공단을 통해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어느 부서에 배치할지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듣다가 결국 “배치할 부서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좌절해야 했다.

박인영(가명ㆍ27ㆍ여) 씨 역시 취업 얘기를 꺼내면 한숨부터 나온다. 박 씨는 지난 3월 20일 건설 중장비 제조업체인 모 중공업의 면접시험을 치르고 이튿날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근하라”는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이틀 뒤 “없던 일로 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박 씨가 이유를 묻자 직원은 “나는 단지 통보만 할 뿐”이라며 무책임한 답변만 늘어놨다.

한편 구직자 10명 중 3명은 회사 측의 번복으로 합격이 취소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취업 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896명을 대상으로 ‘합격 결정 후 채용이 취소된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설문 결과, 30.5%가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채용이 번복되고도 10명 중 8명은 별다른 대응 없이 그냥 넘어갔다고 설문에 답했다.

한광영 공인노무사는 “회사로부터 채용에 대한 공식 통보를 받은 후 번복됐다면 노동부에 직업안정법 위반으로 신고하거나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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