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82)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54) 시공사 대표가 조세회피처 버진 아일랜드에 유령회사(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3일 출범한 서울중앙지검 전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집행 전담팀이 활기를 띄고 있다. 5개월밖에 시효가 남지 않은 전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에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유입된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등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추징으로 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3일 검사 1명, 수사관 7명으로 구성된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팀’ 사무실을 개소했다. 이들은 4일, 업무계획을 보고하고 전 전대통령 미납액 추징을 위해 활동하게 된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앞서 “벌금과 추징금 미납자 실태를 파악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같은 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2004년 7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유령회사인 ‘블루 아도니스’의 소유주가 재국 씨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추징팀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뉴스타파의 보도내용의 진위 여부, 실체 등을 검토한 뒤 판단하겠다”며 이에 관심을 보였다. 추징금 환수 시효는 오는 10월 11일이나, 단돈 10원이라도 추징할 경우 시효는 3년간 자동 연장된다. 하지만 전 대표의 유령회사로부터 전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짙다. ‘연좌제’가 적용되지 않는 현행법상, 해당 재산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유입됐다는 사실을 밝혀내기 전까진 이 재산은 전 대표의 개인재산으로 분류된다. 탈세 등을 적발해 과세할 순 있어도 이로부터 전 전대통령의 미납금을 추징할 순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국세청은 물론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공조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 여부를 판별한다는 복안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전 씨는 블루 아도니스의 단독 등기이사이자 주주로 등재됐으며, 이사회 결의서 내부자료에 주소로 표기된 서울 서초동은 그가 대표로 있는 출판업체 ‘시공사’의 주소와 일치한다. 특히 전 씨가 블루 아도니스를 설립한 2004년은 동생 재용(49) 씨가 차명계좌에 167억원의 뭉칫돈을 보관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 수감(2004년 2월)된 지 불과 다섯 달 후다. 당시 재용 씨는 검찰 조사에서 “외할아버지인 이규동 씨에게서 받은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중 73억원이 흘러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 시기는 또 이순자 여사가 본인과 친척 명의로 전 전 대통령의 미납금 200억원을 대납한 지 두 달 뒤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문제의 유령회사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용으로 만들어 진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짙다. 게다가 2004년, 블루 아도니스 설립 대행업체의 싱가포르 본사와 버진 아일랜드 지사 사이에 오고간 e-메일에는 “고객(전 씨)의 은행계좌에 있는 돈이 모두 잠겨 있어 몹시 화가 나 있다”는 내용도 나온다. 전 씨가 2004년 당시 돈을 급하게 옮기려던 정황이라 주목받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2003년 “통장에 29만원밖에 없다”는 발언을 남겼으며 1672억원의 추징금을 미납 중인 ‘알거지 상태’지만 세 아들은 모두 각각 100억대가 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 대표는 시공사 서초동 사옥 등 3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등 600억원 이상의 부동산ㆍ회사 지분등을 소유한 재력가다. 동생 재용 씨 역시 부동산개발 임대업체인 비엘에셋 대표로 2008년부터 서울 서소문동 일대 건물 5채를 시가보다 2배 가량 비싼 250여억원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남인 재만(42) 씨도 서울 한남동에 100억원대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이 재산을 마련한 방법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자금의 원천이 모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전 대표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친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탈세나 재산 은닉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유학 후 남은 자금을 넣어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재현 기자/mad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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