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후지논 ‘XF 50-140㎜ F2.8 R LM OIS WR(이하 XF 50-140㎜)’의 초점 거리는 35㎜ 환산 76~213㎜ 입니다. 초점 범위는 일반의 경우 1m 이상, 매크로 적용땐 1~3m입니다. 거리와 화각을 고려하면 스냅샷을 찍기엔 애매한 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렌즈나 표준 줌렌즈와는 촬영 용도가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화각은 31.7도~11.6도로, 망원렌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라면 다소 적응시간이 필요합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최대 망원에서 피사체를 잡기란 초보자에겐 어려운 숙제입니다. 바닥에 지탱할 수 있는 모노포드라도 다행이지만, 카메라 장비를 갖춘 마니아가 아니라면 맨손으로 카메라와 렌즈를 지탱해야 합니다. 문제는 최대 망원으로 피사체를 잡았을 때 발생합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사체가 뷰파인더에서 벗어나기 때문이죠. 어두운 환경에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원한다면 삼각대는 필수입니다.

망원렌즈가 가지는 단점 중 하나가 바로 오토포커스(AF) 속도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피사체 포착의 어려움과 함께, 대부분의 망원렌즈 조리개값이 어둡기 때문입니다. 빛을 이미지 센서로 받아들여 피사체를 구분하는 위상차 AF 탑재된 렌즈의 경우, 피사체를 잡지 못하고 자동초점링이 헛도는 망원렌즈도 많습니다. 렌즈의 성능이 가격에 비례하는 이유죠.

이런 점을 감안하면 XF 50-140㎜가 가지는 강점은 명확합니다. 풀 모델명의 의미만 풀어봐도 렌즈의 우수한 제원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2.8 고정 조리개(F)값과 조절 가능한 조리개링(R), 리니어 모터(LM)를 탑재해 작동시 소음이 없습니다. 또 손떨림방지(OIS) 시스템을 갖추고 방진방적(WR)을 지원하는 X마운트의 고급 렌즈(XF)죠.

 

AF 속도는 단렌즈에 버금갈 정도로 쾌적합니다.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도 정확하고 빠르게, 그리고 조용하게 피사체를 포착합니다. 화질과 AF 속도, 조리개값은 특수렌즈의 몫이 큽니다. XF 50-140㎜가 품은 특수렌즈, 즉 ED렌즈는 무려 6매에 달합니다. 보통 고급렌즈에서 1~2매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지필름이 얼마나 공을 들여 제작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총 5매 중 1매는 수퍼 ED렌즈입니다. 광학구조는 총 16군 23매, 형석 렌즈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고급 렌즈 구성으로 인한 색수차와 화질은 후지필름의 플래그십인 X-T1에 마운트 됐을 때 최고의 성능을 뽐냅니다. 여기에 새로 개발된 나노 GI 코팅이 입사광에서 비롯되는 고스트와 플레어 현상을 감소시킵니다. 전체 줌 범위에서 동일한 최상의 성능을 내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습니다. 과장을 더하면 최대 망원에서 피사체를 뷰파인더에 가둘 수만 있으면, 최상의 결과물은 절로 얻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손떨림 보정 기능은 어두운 환경에서 빛을 발합니다. 약한 조명을 켜놓은 선술집 안에서 어두운 조리개값으로 음식사진을 찍어도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선예도 역시 환경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기자가 보유한 저렴한 풀 시스템 망원렌즈의 경우 왜곡을 쉽게 볼 수 있는 반면, XF 50-140㎜에서는 전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제품의 타깃은 입문자부터 전문가까지 폭넓게 아우릅니다. 그만큼 XF 50-140㎜의 사양이 전 영역대에서 균일하고 훌륭하게 적용됩니다. 사진을 취미로 시작하는 중장년층에게도 적합합니다. 풍경과 인물사진을 많이 촬영하는 특성상, 무게가 가벼워 휴대가 쉽고 뛰어난 선예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은 최대의 장점이기 때문이죠.

가격은 비교적 높은 189만9000원입니다. 하지만 성능을 두루 살핀다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입니다. 장전된 ‘총알(비용)’의 문제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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