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된 뒤 50년 남짓 되는 동안 주인이 세 번, 이름이 다섯 번 바뀌며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어왔던 SK에너지 인천콤플렉스<사진>가 SK에너지에서 분리되면서,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의 전진기지로 우뚝 서게 됐다.

앞으로 인천콤플렉스는 파라자일렌(PX) 생산에 주력할 예정이어서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은 원유 정제에서 석유화학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열린 SK에너지 이사회에서 트레이딩 사업과 함께 분할돼 오는 7월 1일 ‘SK인천석유화학주식회사’(가칭)로 새로 시작하는 인천 원창동 인천콤플렉스의 전신은 1969년 11월 한국화약(현 한화)과 미국 유니언오일(Union Oil)의 합작으로 설립된 경인에너지개발이다.

이 회사는 1970년 경인에너지로 이름을 바꾼 뒤 1983년 유니언오일이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한국화약그룹 계열 순수 국내 기업이 됐다. 1994년 또다시 사명 변경을 통해 한화에너지가 됐다.

그러나 한화그룹은 IMF 사태 이후 현대그룹과, 이른바 ‘빅딜’을 통해 1999년 한화에너지를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에 인수시킨다. 회사 이름도 인천정유로 바뀐다.

인천정유는 2000년 현대에서 계열 분리된 현대정유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그러나 그간의 혼란을 견디지 못해 2001년 9월 부도가 났고, 회사 정리 절차를 거쳐 2005년 SK그룹에 인수돼 SK인천정유로 새로 간판을 달았다. 2008년에는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SK에너지에 합병되며 인천콤플렉스가 됐다.

그동안 인천콤플렉스는 SK 내에서도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면하지 못했다. 인수한 공장인 데다 SK에너지의 하루 원유 정제량 111만배럴 중 27만배럴 정도밖에 담당하지 못하고, 시설이 낡아 벙커C유 같은 중질유를 값비싼 휘발유 등 경질유로 바꾸는 ‘고도화 시설’이 없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SK 안팎에서는 인천콤플렉스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인천콤플렉스의 위상은 ‘백조’로 바뀌었다. 석유화학 수요가 많은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 연산 130만t 규모 PX 설비를 내년 하반기까지 완공한 뒤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전문 화학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기로 SK이노베이션이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00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추가로 투자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계획이다. 신규 설비가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울산콤플렉스 80만t,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해 건설 중인 설비 50만t,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의 22만t까지 포함해 세계 다섯 번째 규모의 PX 생산설비를 갖추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인천콤플렉스는 분할 이후에도 SK에너지 등과 ‘따로 또 같이’ 성장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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