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술집을 찾아 다니며 1000만원 상당의 공짜술을 마신 20대 구직자가 끝내 구속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상습적으로 공짜술을 먹은 혐의(사기)로 A(28) 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알코올 중독 치료 전력이 있는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15차례에 걸쳐 공짜술을 마시다 불구속 입건됐으며, 이번에 구속돼 형이 확정되면 무전취식으로만 전과 16범에 이르게 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고급바에 허름한 차림의 A 씨가 들어와 바텐더 앞에 홀로 앉았다. A 씨는 발렌타인마스터즈 등 50여만원어치 술과 안주를 주문했다. 말없이 술을 마시던 그는 직업을 묻는 바텐더에게 ‘작곡가’라고 짧게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A 씨는 다음날 새벽까지 혼자 술잔을 비우다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술집 주인이 흔들어 깨웠지만, “미안한데,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끌려 나왔다.

A 씨가 술에 취해 고꾸라지는 수법으로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마신 술은 1000만원 상당. 술집 주인의 신고로 15차례에 걸쳐 경찰서에 불려와 15번이나 불구속 입건됐다.

3월 11일 경기도 부천에서 발렌타인 글렌피딕 레미마틴 등 총 79만원어치, 3월 17일 관악구에서 발렌타인 글렌피딕 등 79만원, 4월 20일 서울 신정동에서 57만원어치, 4월 22일 노량진에서 글렌피딕 12년산 등 A 씨는 서울 관악구, 광진구, 강서구, 동작구, 경기도 부천, 인천 등을 누비며 비싼 양주를 먹어댔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취업도 안되고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았다”며, “기왕 돈 없이 먹을 바엔 양주로 먹자는 생각에 비싼 술을 주문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서를 찾은 A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병원에서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돈이 없어 중단했다”며, “차라리 이번 기회에 알코올 중독 치료를 하고 재활 훈련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 씨는 자립할 나이가 된 후 집을 나와 공원 등에서 노숙 생활을 했으며, 공짜 술을 마실 때도 노숙으로 더러워진 자신의 옷차림에 대해 “집에서 자다 나와 행색이 이렇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국ㆍ석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