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도운(인천) 기자]인천항 내항 8부두 개방 문제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개방 촉구를 간접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는 인천 중구청장을 상대로 수사해 내항 8부두 개방 촉구 분위기를 무력화 시키겠다는 여론이 나돌면서 투쟁 집회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자칫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내항 8부두 시민광장 추진위원회 하승보 위원장과 투쟁실천본부 강성구 위원장은 23일 새벽 3시30분 인천시 중구 월미산 전망대 옥탑에서 내항 8부두 개방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내항 8부두를 개방하겠다는 확답을 받을 때 까지 농성을 풀지 않을 방침이다.

특히 이들은 농성 시위를 무력으로 제압할 경우 미리 준비한 석유와 휘발류로 분신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자칫 사고로 이어질 경우 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 위원장은 이날 농성을 통해 “8부두 개방에 김홍섭 중구청장이 간접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는 여론에 경찰이 김 청장을 상대로 내사를 벌이겠다는 소문은 개방 촉구 투쟁을 무력화 시키겠다는 의도가 짙다”며 “이에 대해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개방 확답을 받을 때 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하 위원장은 인천항만공사가 임대계약한 5년간(2018년 5월까지) 부두 임대기간 연장을 무효화 시키고 내항 8부두를 개방해 친수공간 조성 등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강 위원장은 “만약, 이행이 되지 않을 경우 김춘선 항만공사 사장 해임 운동도 펼치겠다”며 “8부두가 시민 친수광장으로 개방될 때까지 지속적이고 강력한 투쟁을 벌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8부두 개방 촉구는 인천시 중구의회를 비롯해 인천시의회, 시민사회단체, 인천시민 등으로 구성된 인천내항 8부두 시민광장조성추진위원회가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위원회는 항만공사가 최근 인천항 8부두 운영사와 체결한 부두임대 갱신계약은 원천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40년 동안 고철과 곡물, 원목 등의 하역작업으로 소음과 분진, 악취, 교통체증 등으로 시민들이 큰 피해를 겪어 왔다면서 이 피해를 시민광장으로 개방해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까운 일본의 경우 도쿄만에 있는 대부분의 항만에는 시민들이 부두 앞까지 거닐며 자유롭게 오가는 등 도시와 항구가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두 앞을 복합친수공간으로 조성하고 인근에 호텔과 쇼핑몰, 과학관, 전시장, 모노레일 등을 설치해 시민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의 관광코스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과 하역작업을 하는 사람 모두가 서로를 방해하지 않은 선에서 개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인천항만물류협회와 인천항운노조, 인천상공회의소, 인천경실련 등으로 구성된 ‘시민친화적 내항활용 범시민대책위원회는 8부두 개방에 신중론을 펴고 있다.

시민광장 조성을 주도할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두 운영을 중단하고 부두를 개방하면 자동차, 곡물 등의 하역 차질로 무역 전반에 악영향이 미치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책위는 내항 재개발 사업시행자가 선정된 이후 부두를 폐지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는 8부두 우선 개방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윤진숙 해수부 장관은 송영길 인천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2015년부터 내항 1, 8부두를 재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8부두 개방 문제는 갈수록 지역사회의 갈등만 일으킬 뿐,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인천시 중구 신흥동에 거주하는 박모(56) 씨는 “각종 분진 공해 등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8부두를 빨리 개방해야 한다”며 “서로의 주장만을 내세울게 아니라 지혜를 모아 시민에게 사랑받은 항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