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서울에 사는 김모(35ㆍ여) 씨는 며칠 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여성용 고데기를 싸게 판매한다는 글을 봤다. 김 씨는 고민끝에 자신의 전화번호와 함께 고데기를 사고 싶다는 댓글을 남겼다.
잠시 후 “고데기 판매합니다. 택배포함 6만원. ○○은행 계좌번호 XXX-XX 입금후 주소보내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당연히 판매자가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 김 씨는 6만원을 입금한 뒤 문자가 온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은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말해 그제서야 김 씨는 자신이 사기당한 것을 알아챘다.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사고 팔때 중간에서 자신이 판매자나 구매자인 것처럼 위장해 돈만 챙기는 ‘3자사기’가 올 초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3자사기 수법으로 지난 2월부터 수백명을 상대로 자신이 판매자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천만원을 송금받은 혐의(사기)로 A 씨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인터넷 물품 판매글에 전화번호와 함께 구매의사 댓글을 남긴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매자는 ‘돈을 입금해주세요’라는 판매자의 문자가 오면, 확인 전화없이 곧바로 돈을 보낸다. A 씨는 이런 점을 악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계좌번호와 함께 ‘판매자입니다. 돈 입금해주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입금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또 ‘삽니다’라는 글을 올린 사람에게도 물건을 판매할 것처럼 연락해 입금을 받기도 했으며, 문자메시지를 전송할 때에는 없는 번호 등을 허위로 적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 대부분이 2만~20만원의 소액 사기를 당해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며 실제 피해자수가 신고건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3자 사기범들이 악성앱을 이용해 중간에서 문자수신을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면서 “3자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구매글 등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절대 남기지 말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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