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영화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청소년관람불가’ ‘제한상영가’ 등의 등급을 판정받아 영화계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최근 5년새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등급 심의가 한층 ‘보수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열’이 아닌 ‘등급심의’이지만, 흥행을 목적으로 하는 대중영화의 제작 및 상영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예술 표현의 자유’가 점점 축소되고 관객들의 관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2008년 국내 상영작 중 가장 연령제한 등급이 높은 청소년관람불가 및 제한상영가 영화는 전체의 29%(497편 중 139편)였던 것이 2009년엔 29.9%(472편 중 141편), 2010년 30.5%(555편 중 169편), 2011년 37.3%(764편 중 285편), 2012년 45.8%(1001편 중 449편)까지 치솟았다. 올해 1월부터 지난 24일까지는 총 207편이 심의를 신청해 99편(46.4%)이 이에 해당했다. 5년전에는 극장용 영화 10편 중 3편 남짓한 작품이 ‘18금’ 판정을 받았지만, 최근 1년 동안에는 2편 중 1편꼴로 청소년관람불가 및 제한상영가 등급이 매겨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전수 통계 결과이며, 국내ㆍ외화와 개봉ㆍ미개봉작을 포함한 심의 통과 극장용 영화를 대상으로 수치다.

청소년관람불가 및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한국영화도 2008년에서 2012년까지 25.8%(124편 중 32편)→26.7%(161편 중 43편)→31.1%(164편 중 51편)→26.2%(214편 중 56편)→36%(228편 중 82편)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41.7%(48편 중 21편)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실상 ‘상영 금지’ 판정이라고 영화계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제한상영가 등급’ 영화도 2008년 5편(외화), 2009년 6편(한국2, 외화 4), 2010년 2편(한국), 2011년 7편(한국2, 외화5), 2012년 9편(한국5, 외화4)에 이르렀으며 올해엔 3편(한국 1, 외화2)이다.

한편, 최근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레오 카락스 감독의 ‘홀리 모터스’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단순한 남성 성기 노출을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가 1분 38초 정도의 해당장면을 블러(blur: 뿌옇게 보이는 화면) 처리하고 재심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문제 장면에 대한 영등위의 판정은 ‘선정성’ ‘폭력성’ ‘모방가능성’ 등 어느 기준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또 ‘연애의 온도’ ‘런닝맨’ 등이 애초 영화사의 신청등급보다 높은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고, 전규환 감독의 ‘무게’,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등은 제한상영가등급으로 여전히 일반 관객들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