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3곳서 확진
가창오리서 H5N8형 확인 철새 이동경로 따른 전파차단 핵심
일시 이동중지 해제 불구 잠복기간 최대 21일 추후 의심신고 가능성 높아
정부, 고강도 방역대책 실행 영암호·동림저수지·금강호 등 철새도래지 예비관찰 집중실시
“이번 설날에는 고향 방문을 자제해 주세요.”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이 동시에 창궐했던 지난 2011년 설 연휴 경기도 한 농촌에 걸려있던 플래카드다.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마저도 막아세워야 할 정도로 AI의 기세는 엄청났다.
3년여 만에 다시 발생한 AI의 확산 또는 장기화 여부가 설 연휴를 전후해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사람과 차량 이동이 빈번한 설 연휴 전에 AI의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과거처럼 100일 이상 ‘AI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의심 신고된 전북 부안 육용오리농장의 의심축과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수거한 야생조류 폐사체가 모두 고병원성인 H5N8형 AI로 확인됐다.
더욱이 AI 발병 주범이 야생 철새일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철새 이동 경로에 따라 AI가 전국적으로 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조심스럽게 AI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8일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발동이후 AI 추가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것이 낙관론의 주 근거다. 당국은 지난 20일 자정을 기해 전남, 전북, 광주광역시에 발동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해제했다.
AI의 역학조사위원장인 김재홍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가창오리에서 H5N8형이 확진되기 전까지는 철새에 의한 유입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조치인 스탠드스틸로 사람이나 차량에 의한 인위적인 수평 전파를 막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부터는 철새 이동경로를 바탕으로 한 전파 차단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도 가창오리의 정확한 이동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AI의 잠복기간이 최대 21일인 만큼 의심신고가 추후에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실제로 과거에도 최초 신고 이후 3주가량 지나 다시 의심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더구나 3000만명가량의 인파가 전국적으로 이동하는 설 연휴에 철새 분변 등이 주요 가축장 등으로 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발생했던 AI 중 100일 이상 장기화한 사례도 추운 날씨와 함께 설 연휴가 낀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도 설 연휴 이전에 모든 상황을 종료해야 한다고 보고 강도 높은 방역대책을 실행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AI 발병원인으로 꼽히는 가창오리의 주요 이동경로를 감안해 영암호와 동림저수지, 금강호 등 전남과 전북의 주요 철새 도래지에 대한 예비관찰을 집중 실시하고 환경부의 협조를 얻어 해당 지역의 사람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3건의 의심신고가 모두 양성으로 판명나면서 해당 지역인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의 농장 13곳에서 모두 20만3000마리의 가금류가 매몰 처리됐다.
하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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