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진 기자]최근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환절기가 오고 중국발 미세먼지·황사가 하늘을 덮으면 감기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잘 먹고 휴식을 취하면 금세 회복된다. 하지만 감기에 쉽게, 자주 걸리는 아이는 기침, 콧물, 열 등 증상으로 환절기 내내 고생한다. 단순히 조금 아팠다가 나아지는 게 아니라 키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태어난 지 6개월~7년된 아이가 코를 골 정도로 심한 감기를 앓는다면 주의해야 한다.아이에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면 성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밤에 푹 잠들지 못해 쉽게 짜증을 내는 등 성격에도 악영향을 준다. 코골이로 인해 전두엽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고 이산화탄소가 늘면 뇌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호흡기질환은 아이의 수면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성장호르몬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가 푹 잠들지 못하면 키 성장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또한 면역력이 약하고 기관지가 약한 어린이는 감기에 걸리면 모세기관지염, 폐렴, 부비동염, 중이염 등 합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중 모세기관지염은 3세 이전의 아이는 한두 번씩 앓게 되는 질환이다. 기관지 끝부분에 염증이 생겨 심한 기침, 가쁜 숨소리 등이 나타난다.

하재원 성장클리닉 한의원 하이키 천안점 원장은 “호흡기가 약한 아이가 감기에 자주 노출되면 천식 등 호흡기질환으로 악화될 확률이 높다”며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환절기 시즌이구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를 미루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모세기관지염은 유아 천식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고 증상이 오래 간다. 2~3일간의 잠복기가 지나면 콧물, 코 막힘, 미열, 기침 등이 나타나면서 호흡수가 빨라지고 심장박동수가 증가한다. 또 쌕쌕거리는 가쁜 숨소리가 나고 심한 경우 호흡이 곤란해지면서 입술과 손가락 주변이 푸른색으로 변하게 된다.이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환기를 자주 시키고 습도 조절에 신경써야 한다.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은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전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이미 모세기관지염에 걸렸다면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호흡이 가빠지면 소진되는 체내 수분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물을 자주 마시게 하고, 열이나 기침이 너무 심해 숨 쉬는 것조차 힘들다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폐 기운이 약해지면 호흡기도 약해진다고 보고 있다. 폐는 오장육부의 기를 다스리는 장기로 이상이 생길 경우 호흡기는 물론 대부분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킨다. 이 때문에 아이가 기침이 잦다면 먼저 폐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게 중요하다.하 원장은 “이런 경우 한방에서는 ‘도라지(길경)’, ‘맥문동’, ‘천문동’과 같은 폐기능 향상에 도움되는 약재를 처방한다”며 “개인의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거나, 배 속을 파고 그 안에 도라지와 꿀을 넣은 뒤 중탕을 해 즙을 짜 한 모금씩 마시면 만성 기침을 개선하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어린이는 한의학적 관점에서 신장의 기운이 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장은 생명유지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주관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이 기관이 약하면 전반적으로 질환에 걸리기 쉽고 허약한 모습을 보인다. 아이가 자주 감기로 고생하고 열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할 땐 해열과 소염 효능을 나타내는 ‘인동’을 달여 먹는 게 좋다. 이 때 열기를 풀어주는 ‘연교’ 등과 함께 달이면 효과가 배가된다.유재진 director@herald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