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18대 대선을 앞두고 ‘댓글 공작’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정보원 여직원을 감금한 혐의로 기소된 강기정(51)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국정원의 조직적 대선 개입을 주장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 이동근)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강 의원은 법원에 제출한 진술을 통해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한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면서 “감금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 측 변론인으로 나선 이광철 변호사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숲’, 오피스텔에서 빚어진 대치 상황을 ‘나무’에 빗대며 “숲 전체를 보지 않고 나무 한 그루만 보고 감행한 기소”라고 규정했다. 당시 국정원 직원 김모 씨가 오피스텔 안에서 나오지 않은 채 대선 개입의 증거를 삭제한 것으로 감금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설사 김 씨가 장소적 자유를 제약받았다고 할 지라도 이를 통해 밝혀진 진실(국정원 대선 개입)은 대의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주의의 근간을 수호하는 것으로 정당하다고 밝혔다.
강 의원과 함께 기소된 이종걸(58) 의원은 “이 사건이 거짓과 진실이 바뀐 ‘지록위마’의 전형적 사례가 될까 두렵다”면서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국정원 직원을 감금했냐 아니냐의 사건이 아니라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불법적 선거개입을 한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검찰이 기소 독점권을 활용해 감금 논쟁으로 끌고갔다는 것 그 자체가 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이 정치적 지원과 후원을 해주는 세력을 위해 비굴하게 ‘정치 검찰’의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문병호(56) 의원은 이번 사건을 검찰의 ‘적반하장 기소’, ‘물타기 기소’, ‘야당 탄압 기소’라고 규정했다. 문 의원은 “중대 범죄 저지른 자는 기소되지도 않고 범죄 행위를 밝히고 증거를 확보하고 정의를 세우려는 사람들은 기소한 것”이며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이 밝혀짐으로써 정권의 정당성이 심각하게 훼손할 것을 우려해 야당 의원들을 감금죄로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씨에게 오히려 나와서 증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과연 이것이 감금죄가 될 수 있느냐”며 “상식 밖의 기소”라고 못박았다.
문 의원에 이어 진술한 김현(50) 의원은 “참으로 착잡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앉아있습니다”라는 말로 입을 뗐다. 김 의원은 감정이 격앙된 듯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만약 2017년 12월 11일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며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하고 선거에 개입해서 선거 결과를 좌지우지하고 또다른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씨가 증거를 제때 보여주고 선관위에 협조했다면 이렇게 국론과 많은 시간을 낭비하면서 재판까지 오지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감금이라고 0.01㎎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 2012년 12월 11일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선ㆍ정치 관련 댓글 달고 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국정원 여직원의 역삼동 오피스텔 앞에 찾아가 3일 간 대치하며 여직원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감금)로 기소됐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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