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은 외국에서 유학하거나 근무 경험 쌓고 돌아와 -글로벌 경쟁 기업 출신 인재 영입도 치열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 기자]중국의 검색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기업 문화는 평등을 강조한다. 창업자 리옌홍 회장은 직원들에게 회장님이 아닌 ‘로빈(Robin)’이다.
이 같은 문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리 회장이 전형적인 ‘하이꾸이(海龜)’이기 때문이다. 하이꾸이란 외국에서 유학하거나 근무 경험을 쌓고 돌아온 인재를 의미한다. 그는 뉴욕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다 바이두를 창업했다.
세계의 젊은 부호들이 국경을 허물어나가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가 상장하자마자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250억 달러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더이상 무의미해 보인다.
미국과 중국, 한국 사이에 ‘혁신의 시차’는 없다 해도 무방하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근무한 창업자가 아니더라도 기업의 캐릭터를 바꾸고 세계화의 중심에 설 기회는 충분하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중국의 IT 기업 샤오미는 실리콘밸리 출신 휴고 바라가 해외 사업을 관장하고 있다. 그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팀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샤오미에 합류했다. 바이두도 인공지능센터를 세우면서 경쟁사인 구글 출신 앤드류 응 교수를 영입했다.
국내 IT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인도 출신 천재 과학자라 불리는 프라나브 미스트리가 싱크탱크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 인사에서 최연소 상무로 승진한 그는 1981년 인도 태생으로 2009년 ‘MIT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에 뽑힌 바 있다.
미스트리 상무는 그야말로 국경을 허무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2009년 TED 컨퍼런스에서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와 정보가 손바닥이나 벽면 등 눈 앞에 떠오를 수 있게 하는 ‘식스센스’ 기술을 선보여 스타 과학자가 됐다. 삼성에 합류하면서 ‘초(超) 연결 사회’에서 전 세계 60억 인구를 하나로 연결하는 일을 기술로 구현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인재영입도 글로벌 경쟁에 돌입하게 된 까닭 중 하나는, 타국 기업의 성장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자국의 1위 기업에 안주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된 데다 중국의 하이꾸이처럼 경험의 세계화가 이뤄진 것도 글로벌 인재영입을 활발하게 했다.
리옌홍은 실리콘밸리 근무 이전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수년간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세계 금융 중심지에서, 또 IT 혁신 중심지에서의 근무 경험이 중국에서 미래지향적인 검색 포털을 만드는데 무관하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리 회장과 같은 글로벌 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젊은 부호가 다수다.
재계에서 가장 젊은 부호로 꼽히는 1982년생 동갑 내기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와 홍정국 BGF리테일 상무는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미국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를 거쳤다. 두산그룹의 4세대 가운데 막내인 박용만 두산 회장의 차남 재원 씨도 뉴욕대(NYU)를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에 입사했다.
이우현 OCI사장도 크레디트스위스 그룹에서 근무했다. 크레디트스위스 홍콩법인에서 일했던 이 사장은 체이스맨해튼 뱅크에 몸담기도 했다.
GS가(家) 4세인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은 일본오사카전기를 비롯해 뱅커스트러스트(금융), IBM(IT)을 거쳐 미국 석유회사인 셰브런의 본사와 싱가포르 법인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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