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예능의 단골인 ‘떼토크’도, 자극적인 ‘19금 토크’도 아니었다. “진짜와 가짜를 찾는 프로그램과 숱한 모창 프로그램을 접목”해 만든 게 ‘히든싱어’였다. 다섯 명의 모창 능력자 사이에서 1명의 진짜 가수를 찾는 ‘단순한 게임쇼’에 그치지 않고 정체성으로 승부했다. 특정 가수의 역사를 훑어가는 ‘헌정쇼’가 그것이다. 시청자가 반응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히든싱어 2’ 왕중왕전은 분당 최고 11.4%, 평균 9.1%(닐슨코리아 집계)까지 치솟았다. 최근 서울 순화동 JTBC 사옥에서 만난 ‘히든싱어 2’의 두 주역, 조승욱 PD와 조홍경 보컬트레이너(보이스펙트 원장)의 얼굴엔 담담한 미소가 번졌다.

“음악이라곤 어릴 적 배운 피아노 석 달이 전부”이고, “고교 시절엔 핑크플로이드를 좋아했다”는 조 PD는 KBS 시절부터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 음악 예능을 주로 연출했다. JTBC로 이적해 ‘히든싱어’를 내놓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첫 작품은 오디션 프로그램 ‘메이드 인 유’. 완전히 참패였다. ‘실패한 PD’는 ‘목소리의 마술사’와 만나 ‘착한 예능’으로 대박을 써냈다.

“ ‘맨땅에 헤딩’이었죠. 지원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시즌 2’ 12편에서 60명의 도전자가 나오는데 100명이 조금 넘었죠. 그 모창 능력자들을 석 주간 훈련시켜 내보내는 거예요. 프로그램의 기본 룰은 초기에 정립됐고, 시즌 1 말미에 지금의 틀이 잡혔어요. 제작진도 프로그램과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었어요.”(조승욱ㆍ조홍경)

히든싱어 조승욱PD, 조홍경 트레이너.<br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1.16
히든싱어 조승욱PD, 조홍경 트레이너.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1.16
히든싱어 조승욱PD, 조홍경 트레이너.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1.16 히든싱어 조승욱PD, 조홍경 트레이너.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1.16

무수한 음악 예능과의 차별점은 일단 ‘실력’이었다. “모창 능력자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면 프로그램은 바닥을 칠 것”이라는 공감대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다. 조 PD의 눈높이를 맞춰줄 일등 조력자는 바로 Mnet ‘슈퍼스타K 1’을 시작으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목청킹’, MBC ‘위대한 탄생’까지 도맡았던 조 원장이었다.

경이롭기까지 한 모창 능력자들의 실력에 ‘스토리’가 더해졌다. “모창은 선천적인 재능이 아니더라고요. 그 가수와 노래가 얼마나 좋으면 그렇게까지 따라불렀을까요? 모창은 진정한 팬의 또 다른 이름이고, ‘히든싱어’는 가수와 팬의 감정 교류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조승욱)

다만 난관이 있었다. 시즌 1부터 모창 능력자가 원조 가수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과제가 수차례 거론됐다. 조 PD는 “승부에 집착은 없었는데, 시즌 1의 후반부로 갈수록 ‘짜여진 각본이 아니냐’는 이야기에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했다. “‘모창 능력자가 한 번은 이겨야 숨통이 트이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원조 가수를 이긴 모창 능력자가 시즌 2의 신승훈, 조성모 편에서 나왔다. 2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도전자들과 뒤풀이까지 했던 조성모는 ‘진짜 대인배’라고 조 원장은 생각한다. “한 가수를 위한 헌정쇼”이면서도 “냉정한 승부의 세계로 원조 가수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조홍경)도 이 프로그램만의 매력이었다.

히든싱어 조승욱PD, 조홍경 트레이너.<br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1.16
히든싱어 조승욱PD, 조홍경 트레이너.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1.16
히든싱어 조승욱PD, 조홍경 트레이너.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1.16 히든싱어 조승욱PD, 조홍경 트레이너.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1.16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단지 모창 스킬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메들리로 끊어 부르는 노래가 시청자에게 유치하게 들리지 않기 위해, 프로가수와 함께 꾸며도 아마추어들의 부족한 기본기가 탄로나지 않는 훈련과정이 필요했다”(조승욱)는 것이다. 기본기가 쌓인 뒤엔 모창능력자들의 담력이 관건이었다. “단순히 모창을 하고 음색을 따라가기 보다는 음악을 압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모창능력자들에겐 매번 ‘네가 김범수야’ ‘네가 신승훈이라고 생각해’라는 주문을 달고 살았다”(조홍경)고 한다.

실력과 스토리가 가수의 숨은 음악과 만나자,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를 원하는 가수도 늘었다고 한다. “ ‘승부의 세계’가 존재해도 ‘패자 없는 방송’이었고, 가수들의 음악 인생을 더듬는 것이 영광의 자리”(조홍경)로 여겨지는 덕분이다. 히트 상품인 탓에 당연히 ‘시즌 3’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 PD는 차기작에 대해 “꼭 음악 예능을 고집하진 않는다”며 “대신 지루한 예능은 딱 싫다. 5% 정도의 특별한 향기가 들어간 프로그램이라면 좋겠다. 그 5%는 개성일 수도 있고, 인간적인 향기일 수도 있다”고 했지만 차기작은 다시 한 번 음악 예능 ‘히든싱어’다. 시즌 3는 올 8월 시작된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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